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생언니 Apr 13. 2022

아빠 이쁘네

활짝 웃어줘서 고마워요

"아빠. 괜찮아?  좀 어때?"

"목소리가 너무 안 좋은데.... "


요즘 누구나 한 번씩은 다 걸리고 지나가야

한다는 코로나

백신도 1차, 2차, 부스터 샷까지 접종했음에도 불구하고 피해 가지 못하는 지인들, 가족들


아빠의 코로나 확진 소식은 유난히 걱정과 근심으로 내게 전해졌다.

괜찮을 거야! 평소 너무나  모든 일에 긍정적인 나에게도 그 불안함은 표현이 되었다.

매일 아빠에게 전화를 하게 만들었다.


평소에 좀 잘하지. 특별한 일 없을 땐, 혹은 갑자기 생각나서 하고 싶은 날을 제외하곤 자주 전화를 하지 않는 딸이다.


아빠는 당뇨가 있다. 식단관리, 건강관리 잘하고 계신 것은 알고 있지만,

코로나로 인해 더 아파지실까 걱정이 되는 건, 평소 잘하지 못하는 딸이지만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매일 친정가족 톡방에 아빠는 그날그날의 풍경이 담긴 사진을 올려주신다.


코로나로 인해 1년 더 하실 수 있는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아빠는, 나는 아직 젊다. 집에 그냥 있기 우울하다는 이유로 몇 개월 전부터 다시 운전대를 잡으셨다. 영어유치원 차량 운행을 시작하셨다.


오전 차량 운행을 마치시고 엄마가 준비해준 도시락을 드시면서 찍은 사진을 올리기도 하시고 산책하며, 자전거 타시며 만나는 풍경과 자신의 모습을 담아 거의 매일 안부를 묻고 딸들에게 보라고 올리신다.


일주일이 넘게 사진이 올라오지 않는다.

매일 올라올 땐 몰랐다. 이 허전함을......


일주일이 지나 격리 해제가 되고 다시 출근을 하셨다고 했는데, 그런데도 사진이 올라오지 않는다.


"아빠, 오늘은 어때?..

계속 기침도 나고 근육들이 아프다고 하신다.

목소리만 들어도 알 수 있다.


그렇게 10일 차....


월요일, 산책을 하며 떨어지는 꽃잎들이 아쉬워 내가 사진을 찍었다.


가족방에 사진을 올렸다.

아빠가 아프니까 꽃 사진 보기 힘드네.라고 쓰고..

그날도 아빠는 아무 대답이 없었다.



화요일, 활짝 웃는 모습으로 아빠는 사진을 찍어 올리셨다.

점심식사 후 산책하시는 길인 것 같았다.


아빠! 이쁘네!

사진 아래 순삭 댓글을 달았다.

아빠 진짜 이쁘다. 이렇게 환하게 웃으시니,


그런데 난 왜 잠시 슬픈 걸까, 걱정하는 딸을 위해 아직 힘든데 환하게 웃으려고 애쓴 걸까

싶은 생각이 잠시 들고 며칠 코로나와 싸우고 핼쑥해 진 것 같은 눈빛과 낯빛 때문인가.

힘든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뿐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래도 환하게 웃자!  아빠처럼.


코로나 그만 가지!



작가의 이전글 나는 어떤 생각으로 하루를 살았는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