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모임, 다이나믹듀오 · 첸, 윤하, 윤종신 · 염따
최크롬 : '달려'는 딩고 ‘다모임’ 시리즈의 피날레를 장식했다는 사실보다, 00년대 한국 힙합에 대한 묘한 향수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좀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서정적인 비트는 한국 힙합 감성을 대변했던 소울 컴퍼니의 모습으로 이어지고, 사이먼 도미닉이 하이톤으로 구현한 타이트한 랩은 지기펠라즈의 중심이었던 한 슈퍼루키에 대한 회상을 불러일으킨다.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성과는 단순히 84년생 거장들을 새로운 측면에서 재조명했다는 사실에만 있지 않다. 딩고는 대중적인 노선으로 이전 세대 힙합을 그리워하던 팬들의 시선을 끌어내는 내는 데에도 성공했다. 한물 간 아티스트는 없다. 단지 그들의 매력을 다시 발견하는 방법이 문제일 뿐이다.
호우 : 흔치 않은 조합이 또 뭉쳐버렸다. ‘기다렸다 가’라는 싱글을 선보이고 3년 만일까. 묵직한 개코의 보컬이 현대인의 고된 삶을 대변해주는 것 같았던 곡이 나름의 시너지 효과를 안겨주지만, 직설적으로 남겨진 이별을 이야기하는 첸의 보컬은 무난하다. 유려한 피아노의 보컬과 감정을 전반적인 흐름은 고독을 끊임없이 재생한다. 여타 한국 발라드처럼 감정의 폭발로 갈무리하려는 움직임 없이 곡의 완성도와 흐름으로 보여주는 진정성은 누가 뭐래도 다이나믹 듀오의 곡이다. 감상의 여유가 있다면 겨울이 끝나가는 날씨에 흘러가듯이 듣는 발라드가 될 것 같다.
무민 : 윤하의 전작 <STABLE MINDSET>을 리뷰했을 때 '진화한 전형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던 것이 문득 떠오른다. 아이러니하게도 전혀 다른 무드의 색채로 가득한 이번 앨범에도 똑같은 표현이 맞아떨어진다. 새로움을 찾아 변화구를 던지는 대신 온 힘을 다해 내던지는 직구는 본인의 커리어와 음악적 역량에 대한 굳은 심지와 확신으로 다가온다. 뜻밖의 영역에서 마주한 15년 차 아티스트의 '스웩'은 골수팬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줌과 동시에 대중들에게 굳건한 존재감을 어필한다.
최크롬 : 묘한 향수와 함께 해안선을 따라 드라이브하는 듯한 기분을 자아낸다. ‘Spare’는 아티스트의 조합은 물론이고, 올드함과 세련됨이 공존하는 그 구조에 있어서도 신선하다. 표면적으로 일렉트로닉 음악의 모습을 띠고 있지만, 어쿠스틱한 요소와 윤종신 특유의 무게감 있는 보컬은 자칫 지나칠 수 있는 산만함을 적절히 조율한다. 더불어 염따라는 양념을 첨가함으로써 곡이 루즈해질 여지까지 봉쇄하는 마무리까지. 콤팩트함의 정석이다. 단지 킬링 파트가 없다는 점이 아쉽긴 하다. 가볍게 들을 수 있으면서도 계속 손이 가게 되는 곡.
관종별곡 유튜브
최크롬 브런치
호우 블로그
무민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