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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샹송 Jul 03. 2024

 철저하게 혼자가 된 밤

숙소 직원은 어느 바닷가 앞에 위치한 이층짜리 단독주택 마당에 차를 세웠다. 마당도 집도 주변의 빈 공간도 혼자 감당하기에 외롭도록 컸다. 짐을 풀지도 않은 채 아직 해도 지지 않은 하루를 되돌아봤다. 당황스럽긴 했지만 최악은 아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해가 떠있을 때 주변을 탐색해 볼 생각으로 바깥으로 향했다. 도로를 왔다 갔다 하는 차는 거의 없었고 집이 한, 두채 있었는데 거리가 너무 멀어 서로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 해도 모를 것 같았다. 바닷가 앞이라 그런지 툭하면 부는 바람에 머리칼과 긴치마가 휘날렸다. 어느 영화 속처럼, 홀로 집에 남아 전쟁터에 나간 남편을 기다리는 여인의 기분을 살짝 느껴봤다.


시간은 어떻게 흘러 흘러 해가 졌고 오히려 어두워지자 마음은 더 편해졌다. 다음날 오전까지 머물면서 먹을 수 있는 것은 치즈, 빵, 요구르트, 우유가 다였다. 주변에 식당이나 가게가 없었기에 숙소 측에서 미리 준비를 해둔 것이다. 냉장고를 열더니 설명을 해주고는 홀연히 가버린 직원. 감금된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떨칠 수 없었지만 이상스레 웃음이 나왔다.


본래 사진으로 보고 예약했던 숙소는 예쁜 타일이 장식돼 있고 새하얀 커튼이 휘날리는 곳이었다. 하얗고 파란 지중해 객실에서의 편안한 휴식과 바다가 보이는 베란다에서의 조식. 그것을 머릿속에 그려보며 꽤 비싼 돈을 지불했는데 그런 기대를 모두 사기당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미 앞서 마음을 다 비운 상태라 그런지 하룻밤 자게 될 숙소가 싫지만은 않았다.


인테리어도 예뻤고 넓고 쾌적했다. 특히 이층 파란 창 아래 놓인 하얀 침대와 양 옆으로 보름달처럼 뜬 둥그런 조명이 마음에 들었다. 베란다에 앉아 봤던 풍경도 오래 기억에 남았다. 빛이라고는 노을이 다인 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와 허공을 가득 채우는 자연의 소리들. 바닷가를 다 물들일 듯한 눈부신 노을빛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 헤드라이트 불빛. 이고 들리는 사람 없는, 철저하게 혼자가 되어 봤던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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