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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샹송 Jun 05. 2024

위안

하루의 마지막 햇살이 내리쬐는 마당에선 건넛집 할머니네 대나무며 뒷산 오르막길의 감나무, 먼 산의 자작나무 꼭대기가 햇살에 반짝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좋은 풍경들은 눈에 잘 담아 저만의 낙원을 그려내는 데 사용합니다. 평화로운 그러나 실제로 존재할 필요는 없는, 그저 눈을 감고 원하는 대로 그려보는, 언젠가는 찾아갈 거라는 즐거운 상상으로만 간직하는 곳. 언제든 떠올리면 위안이 됩니다.


잠깐 떠났다 돌아온 집. 마당에 서서 익숙한 평온함과 따스함에 위안을 받습니다. 실컷 휴식을 취하다 자전거를 타고 집을 나섰습니다. 하기 싫은 일을 마치고 돌아오면, 요즘 하루 중 가장 좋은 시간에 자전거를 타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시원하고 좋았습니다.




어제는 수술 후 정기점진을 받으러 대학병원에 갔다 왔습니다. 작년 11월 수술로 지금은 위가 삼분의 일밖에 남아있지 않습니. 먹는 게 아직까진 불편하지만 그것보다 산책이나 운동을 마음껏 하지 못해 더러 우울할 때가 있습니다.

 제가 수술한 병원은 수면내시경을 해주지 않습니다. 진정내시경이란 명칭을 쓰는데 에 들지 않아 롭습니다. 안 할 수도 없는 법. 괴롭던 느낌이 생생해 날이 다가올수록 걱정을 많이도 했습니다. 그래도 모든 시간은 다 지나가니 얼마나 다행인가 싶어요.


큰 수술을 고 나니 건강을 너무 배우지 않고 자라난 걸까 싶니다. 질병의 나이가 점점 젊어지고 있으니 배움으로 더 다가가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삼십 대 중반의 나이지만 한 번에 나이를 두, 세 살은 먹었던 모양입니다. 한 번에 한 살씩만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환상이 아닐까 고 생각했습니다. 몸과 마음과 머리  각각 나이 들고 있 것 같습니다. 일 년 골고루 건강히 보냈다면 나이 한 살쯤 안 먹고 지나갔을 때도 있었을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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