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 3시간 일찍 공항에 도착 요망

1일 차 오전

by Attitude

10시 비행기, 7시 도착을 위해서는 6시 버스를 타야 해서 5시 반쯤 알람을 맞췄다. 처음 해보는 무엇이든 걱정이 많아서 많은 정보를 찾아보는 편인데, 인천공항을 자주 온사람은 90분-2시간 전에 오고, 그렇지 않으면 3시간 전에 오라고 한다.


3시 반부터 잠이 오지 않았다. 설레는 일이나 긴장되는 일이 있는 날이면 항상 이렇다. 뭐 하나라도 갈 만한 곳, 식당 같은 데를 더 찾아볼 수도 있었겠지만 너무 닥쳐서 뭘 할지 몰라 그냥 게임 몇 판 했다. 이번에는 이 시간이라도 준비를 위해 뭔가라도 봐야 할 것 같은 의무감에 부담을 덜려고 했다. 모순된 감정이었다. 빈틈없이 준비하고 싶지만, 그래서 귀찮음도 커지는 뭐 어쩌자는 건지 싶은..


물리적 준비는 거의 마쳤기에 엄마만 일어나서 준비하면 끝이었다. 평상시의 아침처럼 화장실 가고, 남겨진 가족들 먹을 밥솥 밥을 고루 젓는데, 오늘따라 그 루틴이 나를 초조하게 만들었다. 6시 버스 뒤에 배차가 20분이었다. 이 차를 놓치면 안 될 것 같았다.


공항에 도착했다. 전에 호기심에 돈가스만 먹으러 드라이브 겸 온 지가 엊그제 같지만, 진짜 여행 가는 목적으로 오니 금방 온 느낌. 하지만 이렇게 인천공항을 주도해서 다닌 적이 없어서 이리저리 헤맸다.

우선 식당부터 찾았다. 2만 원짜리 한식. 엄마가 웬만하면 이 돈까지 주고 집에서도 해 먹을 수 있는 밥을 먹냐고 할 테지만 다행히도 여행 가는 기분을 내는 건지 순순히 드셨다. 아침에 남이 해준 밥을 먹는 건 가끔 숙박한 호텔 조식을 제외하면 처음이니까.


괜히 혼자 돌발상황으로 비행기 놓칠걸 우려해서 스마트 패스, 체크인 등 미리미리 다 해놓고도, 들고 있는 짐이 간소한 사람들이 따로 들어오는 검색대 라인을 발견하고, 좀 더 면밀히 살피고 준비하지 않은 걸 자책했다. 딱히 뭐 거슬리는 행동 한 것 같지 않은데, 게이 인가 내가 마음에 들었나 싶을 정도로 너무 샅샅이 수색하는 것도 신경 쓰였다.


헤맨 시간, 밥 먹을 때는 그래도 여유롭게 가져간 시간들이 지나서 9시. 222 게이트로 가야 하는데 눈앞의 게이트는 259?? 얼마나 가야 하는 건가 가늠이 안 됐다. 다시 마음이 급해졌는데 구땡 프라땡 방앗간을 구경하는 엄마를 끌고 가기도 애매했다.


10분 20분, 엄마 진짜 가야 해, 아직 228번이야 30개 게이트를 언제 지나갈 거야. 그런데 순식간에 광장 같은 곳을 지나니 번호가 240번대로 껑충 뛰었다. 259 게이트 가시거리에 들어서서 다시 여유롭게 티켓을 꺼내며 걸었다. 우리 게이트 너머에는 대조적으로 사람이 거의 없었다.


'$$## , 어후 이런 적은 처음이야!' 저편에서 비행기를 놓친듯한 아주머니가 전화너머로 호소하며 씩씩거리며 걸어가신다. 뒤로는 황량한 공간, 이미 모두가 탑승했음을 보인다. 남은 몇몇은 사실 여기 남아서는 안 되는 이들이었던 것이다.


이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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