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피자 한 조각으로 꺾인 의지를 다시 세웠다

12월 2주차 회고

by Attitude


1. 일요일 오후, 동네 화덕피자집에 갔다. 새로 나온 임실치즈 피자가 무척 맛있었다. 그간에 먹은 임실치즈 피자라는 메뉴들은 그저, 임실에서 나온 치즈 썼나 보다 싶은 정도의 수준이었는데, 가라앉았던 기분을 한입씩마다 올려줬다.


2. 기분이 가라앉았던 이유는 일 때문이다. 아침도 거르고 나온 8시부터 오후 3시쯤까지, 점심시간도 가지지 못하고 일했다. 사실상 워킹데이 하루를 더 보낸 느낌이었다. 일요일이라서인지 온풍도 안 나와서 귀갓길의 추위까지 더하니 찬바람에 이가 갈리게 질릴 정도였다.


3. 이 일은 오늘로 끝날 일이 아니다. 이번 주 내내 이어졌고, 오늘은 그중 내가 할 수 있는, 해야 하는 최대의 몫만 처리했을 뿐이다.


4. 자고로 바쁠 때는 일이 하나씩 끝나면 그나마 성취감에 견딜 만하다. 하지만 이 일은 끝나는 지점이 잘 보이지 않는다. 계속 이어진다. 그래서 성취감도 거의 없다.


5. 여기에 스트레스가 되는 이유는 또 있다. 전혀 모르는 분야의 일이다. 지식이 거의 없기에, 결과물의 질도 확신하기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더해서 이 일, 과제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다. 정보가 없는 내게 벌어지는 일은 긴급한 중간 마감이 돌발적으로 발생한다는 뜻이다.


6. 평일 기준 열흘째 야근을 하게 됐다. 공부 시간을 확보할 수 없었다. 그나마 출근 전에 1~2시간을 겨우 확보했다.


7. 일이 과한 건지, 아니면 내가 느린 건지. 그래서 일이 다른 선임에게 더 가는 건 아닌지. 대표나 선임이 그렇게 생각하는 건 아닐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그런 생각이 무의식이 아닌 현실인 것 같이 들리게 만드는 말을 들었다. 그 이후로 조금 불편해졌다. 무리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 감정이 객관적으로 호소될지 확신이 없었다. 그래서 스스로 다잡았다. "눈치 보지 않는다" "흔들리지 않는다. 양심에 따른 관점에서 나는 지금 옳다. 저들의 오판이자 착각이다"


8. 일하고 집에 와서 잠만 자고 다시 나와 늦게까지 일하던 한 주가 정해진 대로 금요일에서야 끝나고 토요일이 찾아왔다. 푹 자고 싶었는데 새벽에 눈이 떠졌다. 금요일 퇴근하던 밤에 생각해 둔 야식을 먹었다. 편의점 정식을 요리해와서, 뭔가에 이끌리듯이 주토피아를 틀었다.


9. 문득 OST가 좋았던 기억이 떠올라 가사 영상을 찾아봤다. 그리고 가사 한 줄씩마다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번 한주의 나에게 가젤이 특별히 위로해 주는 느낌이었다.

I messed up tonight. I lost another fight.

끝나지 않는 일 때문에 다른 걸 하지 못했던 날들이 떠올랐다. 하지만 무너지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주는 노랫말들이 지나가고 코러스가 등장한다.

I won't give up, no I won't give in, till I reach the end.

지금 나는 주도권이 많지 않은 위치에 있다. 그래서 통제할 수 없는 변수도 잦다. 그래도 바라보는 목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이룰 거라 매번 다짐했다. 이번 주 꺾인 다짐을 다시 세워준 이 한 줄의 가사로 다시 힘내서 공부할 수 있었고, 다음날 (=일요일) 잔업을 처리하기로 했다.


10. 단조롭기를 의도했지만, 의도치 않은 단조로움이 찾아왔던 한주, 동요되던 스스로가 좀 더 단단해지기를, 꿈을 준비하는 길에 더욱 담대해질 것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