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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 (OCT 20)

미국 로스쿨 이야기

미국 현지시각 지난주 금요일(1/8) 저녁에 지난 10월에 치뤄진 캘리포니아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가 나왔다. 역사상 아마 최초(?)로 온라인 remote exam 방식으로 치뤄진 지난 10월 시험의 합격율은 60.7%로 총 8,723명 응시, 5,292명 합격자가 나왔다. 캘바가 60%대 합격율을 보인건 지난 2008년 7월 시험 이후 약 12년만으로, 지난 2월 시험의 합격율이 26.8%였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합격율 상승의 결과이다.


지난 10월 시험의 8,723명의 응시자 중 4,999명(57.3%)이 초시생이었고, 3,733명(42.8%)이 재시생(2회 이상 응시자)으로 나타났다. 초시생의 합격율은 74%, 재시생의 합격율은 43%였다. 지난 2020년 2월 시험의 경우, 초시생 합격율이 38.3%, 재시생 합격율이 22.3%였던 점과 비교하면, 초시생의 경우는 거의 40%, 재시생의 경우도 20% 이상이 상승한 결과이다.



합격율 상승의 요인으로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일단 가장 큰 요인은 아무래도 캘리포니아 대법원이 합격점수를 기존의 1440점(2000점 만점)에서 1390점으로 하향조정한 것이 큰 것으로 보인다. 타 주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합격율의 원인을 아무래도 다른 주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합격점수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한 것으로 보이고, 이 합격점수가 유지되는한 앞으로는 예전처럼 2~30%의 합격율이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온라인으로 치루는 시험 방식도 합격율을 높인 원인이라고 보인다. 예전에 몇 개의 강당에 다같이 모여서 시험을 치루던 때에는 아무래도 본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환경과 압박스러운 분위기에서 시험에 응시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특히, 외국에서 오는 응시자의 경우에는 장시간 비행을 하고 와서 시차적응도 완벽히 하지 못한 상태에서 잠자리가 바뀐 호텔방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시험을 치뤄야했다면, 금번 시험은 아침 일찍 시험장까지 멀리 갈 필요 없이 자신의 집이나 심리적으로 편안한 장소에서 시험을 치룰 수 있었기에 응시자들의 체력이나 멘탈 관리에도 훨씬 유리했으리라 본다. 특히, 시험기간 동안 먹는 것으로도 어려운 점이 많았는데(시험장 주변에 사먹을 곳이 마땅치가 않음), 집에서 식사만 할 수 있어도 훨씬 도움이 되었을거라 생각된다. 그래서 미국까지 와야되는 번거로움이 없는 상황에서 지난 10월 시험을 한국에서 응시한 분들이 꽤 되었고, 변호사 시험 대비 학원들의 분석에 따르면, 역대 가장 많은 한국분들이 합격하였다고 전해진다.


물론 온라인 시험이 처음이다 보니 기술적으로 시행착오적인 부분이 많았고, 지면에 밑줄을 치면서 문제풀이하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모니터로만 문제를 읽고 풀어야 한다는 부담과 어려움이 존재했으리라 생각된다. 특히, PT 시험의 경우 파일과 라이브러리를 손으로 빠르게 페이지를 넘기면서 내용을 찾아야 하는데 PDF 파일에서 내용을 읽고 찾는다는 것이 불편한 점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아마 당분간은 온라인 방식으로 시험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바, 앞으로 시험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이런 부분에 최대한 빨리 적응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또한, 만약 한국에서 캘바를 생각하고 계신 분이라면, 코로나 종식 후 다시 오프라인 시험으로 전환되기 전에 서둘러 캘바에 응시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전례없던 팬데믹 상황에서 예년보다 채점일정이 촉박함에 따라 새로운 채점방식을 적용하였고 이에 따라 다소 관대한 채점기준을 적용하였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예년의 7월 시험의 경우 합격자 발표까지 대략 4개월 정도가 걸린 반면에, 금번 10월 시험의 경우는 약 3개월만에 합격자 발표가 났다. 아마 코로나로 인하여 시험일정 자체가 2달 반 정도가 지연된 상황에서 예년과 같은 일정으로 합격자 발표를 하면 신입변호사 수급 등의 문제로 반발이 생길 것을 고려하여 최대한 빠르게 채점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다보니, 채점기준이 다소 관대하게 적용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무쪼록 이번에 합격하신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캘리포니아 변호사 자격증이 분명히 새로운 커리어의 시작과 발전의 단초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시험에서 아쉽게 불합격한 분들께도 위로의 말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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