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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이 May 13. 2024

태국 선거현장 (1)

선거 준비의 현장부터 

우여곡절 끝에 탑승한 방콕행 비행기.


태국 선거위원회에서 내가 몸담은 조직으로 선거 참관 초청장을 보냈고 이에 화답하여 나는 다른 동료들과 선거참관단원으로 참석하게 되었다. 


출장 출발 열흘 전 즈음에는 아이와 나는 나란히 독감에 걸려 고생. 출발 2일 전에는 소아과와 이비인후과가 같이 있는 병원에서 나는 수액 맞고 아이는 소아과진료보고. 출장하루 전  급기야 아이가 엑스레이를 찍을 수 있는 소아과를 찾아 나는 점심시간에 뛰어가서 현장 접수해 놓고. 그날따라 건강 검진받고 힘들었던 활동지원사 샘이 아이 데리고 와주셔서 병원에서 2시간 대기 끝에 힘겹게 아이 엑스레이를 찍고 더욱 힘겹게 아이에게 수액을 맞추고 밤 9시 반에 귀가했다. 


출장 가는 날 아이는 남편이 입원시키기로 하고 남편 혼자 아이를 데리고 병원 오픈런을 해야 했던 상황. 친정 엄마도 와주시고. 이 출장을 가야 하나 내적 고민은 되었지만 아이를 돌볼 어른이 세 명은 있는 상황이니 맡기고 다녀오기로 했다. 


결과적으로는 출장도 잘 다녀왔고, 아이도 결국 입원은 하지 않고 내가 출장 떠난 이후 금방 회복했다. 


힘들게 떠난 출장이었지만 다른 나라에서 온 출장자들, 현지 직원들과 교류도 하고 세계 선거관리 분야의 경험과 지식을 쌓는 측면에서도 잘 다녀온 출장이었다. 


2023. 5월 11일 목요일 오전 9시 반 비행기 출발. 태국은 처음이다. 6시간이 채 되지 않는 비행 끝에 도착한 태국 수완나품 공항. 입국심사할 때 지문을 찍게 되어있는데 한국어로 안내가 나온다. 오렌지 빛 승복을 걸친 승려 무리를 공항에서 보며 새삼 태국에 온 것이 실감 났다.  

도착한 날 저녁 7시경. 태국을 가로지르는 짜오프라야강

5월 12일 금요일. 선거 이틀 전. 

태국 선거위원회에서 주최한 선거 관련 브리핑이 오전 8시 반부터 온종일 이어졌다. 선거관리분야별로 위원회 임원진들이 일타 강사로 나와 위원회 권한과 역할, 정당정책, 선거제도, 홍보 공보정책, 조사에 관한 브리핑을 각각 해주었다. 브리핑은 우선 태국 선거위원장의 환영사로 시작되었다. 국왕이 임명한 위원장은 아프리카 대륙 여러 나라에서 대사를 지낸 이력이 있고 하늘색 실크 넥타이를 고급스럽게 소화하고 여유 있고 세련된 영어를 구사했다. 신기한 것은 관상은 과학이라는 옛 말(?) 답게 각 임원진들이 자신의 업무에 걸맞은 관상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일을 오래 하다 보니 그렇게 안면근육이 만들어진 것이리라. 조사 업무를 총괄하는 위원은 매섭고 예리한 인상이었고, 전체 인사 행정 총괄하는 위원은 둥글둥글한 인상, 홍보공보 담당 위원은 활발한 인상이었다. 

5월 13일 토요일. 선거 하루 전. 

선거물품배분소에 참관을 갔다. 지역별로 물품을 배분하는 센터가 있어서 투표소직원들이 이곳에 집결하여 투표소 물품을 일일이 모두 확인 후 받아간다. 맨바닥에 앉아서 모두들 열심이다. 투표용지수량, 선거인명부도 일일이 확인한다. 투표물품을 확인 후 직원들 모두가 서명을 한다. 

투표소 물품을 확인 후 서명하는 투표소 요원들 


2023년 태국 총선 현장 이야기는 다음편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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