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되지 않은 생각의 연속을 정리하기.
글은 생각의 연속이다. 무엇인가에 자극을 받게 되면 생각이란 것을 하게 된다. 그리고 생각은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진다. 유사한 것이나 엉뚱한 것과 결합도 하고, 쪼개지기를 거듭해서 미세하게 분해되기도 한다. 쪼개질 수 없는 크기가 되면 생각이 잠깐 멈춘다. 그리고 전혀 다른 순서와 위치로 조각들을 다시 이어 붙인다. 새로운 생각의 길이 만들어진다.
한참 지나간, 무심코 지나친, 하찮은 생각이 핵심 증거물이 되어 가치를 갖는다. 또 생각의 마디를 잇는 매개물이 최종의 산물이 되기도 한다. 본질이라 생각했던 것이 정작 생각의 걸림돌이 되고 가장 쓸모없는 생각이 되기도 한다. 생각은 글이 써지며 더욱 구체화되거나 다양한 방향으로 전개된다. 생각에 의해 생각되어진 생각은, 생각의 결정을 요구한다. 그러나,
생각은 결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글도 결정되지 못한다. 글은 과정 안에서 유사한 것, 대비되는 것, 종속적인 것, 포괄하는 것을 생성한다. 결정되지 않은 생각의 보류 속에서 그 '한계를 갖는 정리'의 행위가 글이 된다.
한계를 명확히 할수록 글의 완성은 가까워진다. 글은 생각의 정리이지 결정은 아니다. 한계를 명확히 하고 정리된 글은 읽는 사람의 생각을 들추게 하고 글의 한계를 벗어나게 할 수도 있다. 반대로 한계를 두지 않거나 정리되지 않은 글은 읽는 사람의 생각을 멈추게 한다.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생각은 길을 잃고 만다. 사람의 생각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목적한다. 사람들이 글을 읽다가 길을 잃고 당황하거나 화가 나거나 어이없거나 헛웃음이 나거나 짜증이 나거나 피곤하거나 어지럽거나 아니면 갑자기 허기를 느끼거나 등등의 것들로 인해 잠시 글과 멀어지기를. 그래서 읽기를 멈추고, 글로 쓸 수도 없는 생각들을 하다가, 멈춰 버리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