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5년차, 나는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나에게 맞는 길을 찾아서

by 오든

요즘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나는 언제까지 간호사를 할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하자면, 이제는 너무 지친다.
앞으로도 계속 간호사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답답해서 미칠 것 같다.

수선생님이나 차지 선생님들을 보며, ‘나도 나중에 저런 간호사가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너무 오래, 너무 깊게 고여버린 사람들처럼 느껴진다.

환자 눈치, 원장님 눈치 보느라

정작 밑에 있는 간호사들은 제대로 챙기지 못한다.

환자에게 성희롱을 당해도 “네가 알아서 해결해라.”
간호사들끼리 사이가 나빠도 “그건 너희 일이지.”
문제가 생겨도 원인은 보지 않고, 책임만 떠넘긴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생각한다.
‘내가 병원 일을 계속하면, 나도 저렇게 될까?’
그게 두렵다.

나는 누군가를 이끌거나 중심이 되는 역할은 늘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그렇다고 리더십 없는 윗년차가 되고 싶지는 않다.

그건 내가 무능력한 사람이라는 걸
스스로 증명하는 일이 될 테니까.

내가 본 ‘윗년차 간호사’들 중엔
좋은 본보기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다르게 살고 싶다.

� 간호사를 그만두면, 나는 뭘 할 수 있을까

요즘 그런 생각을 자주 한다.
‘간호사를 그만두면 나는 뭘 할 수 있을까?’
현실적인 생계도 무시할 수 없는데,
막상 잘하는 것도, 진심으로 하고 싶은 것도 없다.

그래서 일단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다.
처음 준비한 건 청소년지도사 자격증.
헌혈의 집 간호사 지원 시 가산점이 있어서 시작했지만,
이왕 하는 거 내가 관심 있는 분야로 해보자는 마음도 있었다.

봉사를 하면서 느꼈던 보람이 컸다.
청소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좋았다.
무엇보다 청소년은 아직 방향이 정해지지 않았기에
내가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학점은행제를 이수하고 면접을 봤다.
처음엔 ‘면접은 쉽다’는 말에 바로 붙을 줄 알았다.
하지만 결과는 불합격.
두 번째 도전 끝에 합격했을 때,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는 걸 다시 느꼈다.

� 두 번째 도전, 공인중개사

그 다음 도전은 공인중개사.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시작했지만,
결국 3일 만에 포기했다.

쉬는 날 내내 공부했지만 너무 어려웠고,
직장과 병행하는 건 불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개월 만에 합격했다’는 후기들을 보며
나도 할 수 있을 거라 믿었지만,
나는 그만큼 뛰어난 머리가 아니었다.
무엇보다, 그건 내가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이 아니었다.

그때 깨달았다.
모든 도전을 끝까지 해야 하는 건 아니라는 것.
어떤 건 끝까지 가야 하지만,
어떤 건 빨리 포기하는 게 더 현명할 때도 있다.

� 포기도 용기다

이번에 느낀 건,
포기도 용기라는 것.
그리고 나에게 진짜 맞는 일을 하려면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것도.

아직 뭘 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불안해서 아무거나 붙잡는 대신,
이제는 진짜 내가 원하는 걸 찾고 싶다.

그래서 지금은,
그냥 나한테 맞는 길을 찾는 중이다.

앞으로 내가 어떤 길을 가게 될지 모르지만,
천천히, 그리고 나답게 걸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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