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래돌 프로젝트」 돌 놓는 이야기꾼 - 17
돌을 놓기 위해서는 최대한 가까이 다가갈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뜻밖의 순간을 포착할 때가 있다.
아무것도 없을 법한 틈에서 움튼 싹은 절로 미소 짓게 만든다.
그런가 하면 생명을 다한 곤충의 사체를 볼 때도 있다. 평소 같으면 굳이 눈여겨보려 하지 않는 모습일 텐데 애정을 갖고, 목표를 갖고 있으니 애써 다가가게 된다.
골목의 구석구석을 들여다볼 때면 어김없이 만나게 되는 반갑지 않은 손님도 있다.
아무렇게나 버려진 쓰레기는 어디서고 눈에 띈다.
가끔은 너무 거슬려서 치워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게 우선이기에 애써 외면하고 만다. 하지만 역시나 마음이 편할 순 없다.
골목을 깊이 들여다보다 보면 소소하지만 다양한 모습의 골목을 만나게 된다.
그 풍경 속에 돌이 하나씩 더해지면서 작은 변화에 동참해 볼 수 있어서 즐겁다.
문래동 골목에서 무언가 줍게 되리라, 막연한 기대를 품고 있었다.
프로젝트 현장에서 갓 잡아 올릴 수집물을 그동안 기다렸다.
그리고 드디어..
잔뜩 녹이 슨 조각을 하나 주웠다.
철공소가 많은 문래동과 잘 어울리는 수확물이다.
누군가 흘리고 간 걸 굳이 줍는 삶도 있다.
그 세계에서는 이것이 ‘아더왕의 검’으로 추앙받을 수도..
휴지로 고이 싸서 집으로 데려왔다.
(덧붙임. 공유회 날까지 집에 잘 보관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강력한 녹들이 텀블러에 옮을 뻔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 섣불리 들이기에는 좀 위험한 물건이었다..ㅜ)
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