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대문자I 기획자의 「프로젝트 신풍」 - 05
D―day.
2025년 10월 18일 토요일 오후 3시
마침내 그날이 찾아왔다.
어제, 오늘, 휴대전화 알림음에 예민해지는 나를 보니 왠지 짠했다.
어쩌자고 소규모 워크숍을 구상해서 이리 마음을 졸이는 겐지..ㅠ
사람들이 30% 정도는 노쇼를 각오해야 한다고들 말하지만,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그게 참..
[플래시백]
2025. 10. 17. 금요일 9:21 pm
A : 안녕하세요! 정말 죄송하지만 독감으로 몸이 안 좋아 내일 참석이 어려울 것.....
나 : 독감이라니.. 많이 힘드시겠어요.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해야겠네요. 힘든 중에도 연락 주셔서.....
(문자를 보낸 뒤, 즐겁게 워크숍을 준비하던 자리로 돌아와 조용히 1인분의 재료를 일일이 빼기 시작한다.)
A : 참여하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네요. 다음번 프로그램이 있다면 다시.....
나 : (아쉽지만, 그래도 진심어린 답장에 마음이 녹는다. 상대의 메시지에 하트를 날리며 객쩍게 웃는다. '저, 다음번 프로그램은 예정된 것이 없어요..^^')
2025. 10. 18. 토요일 9:10 am
B : 불참
나 : (가만히 휴대전화를 바라본다. 뭐라고 답을 보낼까, 2.6초 동안 생각하다가 결국 메시지 창을 닫는다. 이내 찜찜한 얼굴로 메시지 창을 다시 연다. 의외로 정갈(?)하게 놓인 두 음절이 너무나 뾰족해서 가까이 갈 수 없다. 끝내 메시지 창을 닫는다.)
2025. 10. 18. 토요일 1:28 pm
C : 못 가게 되어서 문자 남깁니다..!
나 : 그러시군요..ㅠ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겠습니다. 바쁘신 중에도 연락 주셔서.....
C : 감사합니다!!!!!!!♡
나 : (예상했다는 듯이 짐짓 웃음을 머금는다. 양쪽 가득 워크숍에 쓰일 짐보따리를 들고 지하철 문에 기대에 있던 어깨가 스르르 내려온다. 무심하게 느낌표 숫자를 세어본다. 7개다. 2개도 아니고 3개도 아니고, 무려 7개의 느낌표가 붙었다. 이상하게 느낌표가 웃는 듯이 보인다. 거기까지도 괜찮았는데, 초록색 하트를 보고 고개를 갸웃한다. 무슨 의미일까?)
길고 긴 워크숍의 여정이 일단락됐다.
뒷마무리와 아카이빙 과정이 남았지만, 그 부분은 혼자서 해야 하는 몫이니 일단 큰 산은 넘은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저러한 플래시백을 남길 수 있는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크숍을 성공적으로 마쳤기 때문이리라!

너무나 값지고 따뜻하고 감동적이고 멋지고 감사하고 배울 것이 많은 행복한 시간이었다.
'머리 위의 비구름'님 말씀처럼 대박이었고
'옐로운'님 말씀처럼 못 온 사람들이 엄청 후회할 만한 시간이었으며
'송여름'님 말씀처럼 널리 널리 기록할 시간이었다.
이 엄청난 워크숍의 여운을 좀 더 만끽하고서,
정신을 좀 차린 후에 후일담 스케치를 올려야겠다.
*오늘의 제목은 '송여름'님의 인스타영상에서 오마쥬 했다.
사람들은 모두 나만의 매거진을 가지고 있다..
멋진 표현이다.
다들 얼마나 대단하신지 워크숍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벌써 영상을, 글을 올리시는 걸 보고 엄청난 내공의 소유자들이 함께 하셨다는 걸 다시 한번 환기했다..
나도 열심히, 부지런히 살아야지!!!
*이 글을 그분들이 보실리는 없지만, 그래도 신나게 외치며 마무리를..
'머리 위의 비구름'님, '옐로운'님, '송여름'님..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워크숍이 끝난 뒤,
근처 카페에 가서 재료들 뒷정리와 잠시 외출했던 영혼 정리 중..
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