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1년 동안 취준생으로 살아 본 이야기
독일 이민을 준비하던 우리 생각은 이랬다.
독일이 엔지니어 계열의 전문인력 부족으로 취업이 잘 된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에 전공과 관련 경력을 가지고 있던 신랑 정도면 취업이 쉬울 거라 믿었다.
모든 것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독일의 구인 프로세스는 아주 천천히 진행되었다. 매우 구체적으로 구인공고를 올리고 모든 조건에 부합한 사람을 찾을 때까지 1년이고 2년이고 기다리는 회사들이 대다수였다. 우리의 급한 마음과는 다르게 1차 서류전형에 대한 회신이 1달 이상 걸리는 회사들도 많았다. 그렇게 이력서과 커버레터를 300통 이상 보냈다. 취준생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나와 신랑에겐 구직활동의 모든 과정이 새로운 공부였다.
이뿐만 아니었다. 어린 시절부터 공부라면 곧 잘 해오던 신랑은 고3 끝자락까지 본인의 발목을 잡았던 유일한 과목이 영어라 했다. 학부시절 휴학 한 번 없이 빼곡하게 군대를 다녀오고 인턴까지 하며 칼 졸업했던 신랑이었다. 자연스럽게 영어는 순수 국내파. 회화학원조차 다녀본 적 없는 신랑에겐 영어로 모든 면접을 준비하고 합격하고 회사를 다니는 일련의 모든 일이 큰 챌린지였다. 독일은 보통 1차 서류전형. 2차 HR전화면접. 3차 기술면접. 4차 현장면접. 식으로 진행된다. 모든 영어 면접의 과정들을 빼곡하게 준비했다.
그렇게 10개월이 흘렀다.
한국에 다시 돌아갈까?
그리고 그 시간이 우리 부부를 많이 성장시켰다.
**독일 취업 팁
1. 링크드인이나 몬스터와 같은 구직 사이트에서 본인의 직무와 관련된 잡 디스크립션을 충분히 찾아볼 것을 추천합니다. 읽어봤을 때 본인의 전공과 경력에 맞는 직업들이 얼마냐 있느냐에 따라 스스로 취업 성공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어떤 전문가보다 본인이 직접 읽어보고 할 수 있는 일인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2. 구인공고의 내용을 모두, 하나도 빠짐없이 설명하고 본인을 어필할 수 있는 커버레터가 매우 중요합니다. 한 가지 이력서와 커버레터로 많은 회사의 지원하는 것보단 회사별, 구인공고별 이력서와 커버레터를 매번 바꿔 지원하시길 추천합니다. 그렇게 되면 일련의 구직 과정을 통해 계속 발전된 서류가 생깁니다. 경력과 전공, 능력 모두 끄집어내서 구체적으로 작성할수록 서류합격에 유리합니다.
3. 취업비자를 받는 방법 외에도 어학 비자, 취업준비 비자, 학생비자 등의 비자로 독일에 먼저 와서 거주하면서 구직활동을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독일은 이력서에 본인의 연대별 이력을 빈 시간 없이 적어야 하고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경력자의 경우 한국에서 오퍼를 받고 와서 취업비자를 받는 방법이 가장 좋다는 의견입니다.
4. 독일에서 취업의 핵심은 경력과 언어라고 독일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이 입 모아 이야기합니다. 영어, 독일어를 둘 다 잘하면 매우 유리하지만 외국계 기업이 많은 나라 특성상 영어로만 취업도 가능합니다. 특히 엔지니어. 독일어를 애매하게 할 거라면 차라리 우리에게 더 익숙하고 친숙한 영어를 아주 잘하시는 방법이 더 좋다는 의견입니다.
5. 가장 애매한 희망연봉, 가장 마지막에 말할수록 좋습니다. 희망연봉을 물어볼 경우, '나는 사실 연봉보다 얼마나 직무가 나랑 맞고 어떤 역량을 키울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연봉은 그다음 논의하고 싶다' 이런 식으로 지혜롭게 넘기시면 1차 인사팀 서류 과정에서 너무 높거나 낮은 연봉을 불러서 떨어지는 일은 줄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