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살긴 싫은데, 죽음은 무섭다.

by 달밋

나의 삶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문득 궁금하다. 가만 보면 우리는 ‘죽음’이라는 인생의 큰 부분을 망각하고 살아간다. 이는 나 또한 마찬가지인 탓에, ‘언젠가는 나도 죽겠다’는 사실이 문득 떠오르게 되면 항상 어김없이 가슴속에 큰 울림이 퍼지고는 한다. 두려움, 막막함, 아쉬움 등의 부정적인 감정들이 고개를 쳐든다.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입버릇처럼 “나는 오래 살 마음이 없어, 단명할 거야” 혹은, “오래 살게 된다면 죽도록 노력해봐야지”라고 말해오고는 했다. 마치 죽음이 내게 있어서는 가볍다는 듯이. 물론,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두렵지 않다. 하지만 그렇기에, ‘죽는 날짜가 정해져 있지 않다’는 죽음의 속성에 의거하여 나의 죽음의 시기에 대한 가능성을 확장하는 순간, 나는 두려워진다.


왜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할까? 오히려 영생을 두려워해야 하지 않을까? 나는 우리가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가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죽음 뒤에 사후세계가 없을지도 몰라서, 삶이 진정으로 ‘끊기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확실성. 그리고 아직 죽음을 겪어보지 못해서, 모르는 것에 대해 불안해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죽음에 대한 불확실성.


그렇다면 죽음은, 그 실체가 밝혀진다 하면 더 이상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 별것 아닌 개념이 아닐까? 애초에 죽음의 의미는 ‘삶이 끝나는 것’인데, 그 의미에 의하면 사후세계라는 삶의 연장은 없을 테고, 그렇다면 죽음은 단순히 삶이 끝나는 과정에 불과한 것이 된다. 세상에 내가 태어나기 전의 상태로 되돌아 가는 것, 내가 존재하기 전의 상태로의 회귀. 그것이 죽음의 실체인가.


피었다가 다시 시들어버리는 꽃처럼 우리의 죽음도 그저 마땅한 자연현상이라 한다면, 우리는 단지 특별한 척하는 보편적인 존재에 불과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