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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영웅 Nov 08. 2024

기부에 집착하는 속물적 브랜드

태리타운은 볼캡의 수익금을 기부합니다. 일부만 하는 게 있고, 전액을 하는 것도 있죠. 그때마다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시죠. 


의도된 전략 맞아요. 마케팅 맞아요. 많이 팔려고요!

그런데 많이 팔고 싶은 건 모자가 아니란 거-

태리타운이 많이 팔고 싶은 건 기부 행위 자체입니다. 딱히 가진 게 없어도 나눌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고, 그런 저희가 잘 되는 걸 보고 많은 브랜드가,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기부라는 행위에 동참하게 하고 싶어서죠.


각자도생의 시대가 되면서 우리는 '함께'라는 개념을 잊고 삽니다. 저 역시 그랬죠. 한창 잘 나가던 시절, 오만함이 하늘을 찌를 때 온전히 저의 힘만으로 승승장구한다고 믿었던 적이 있어요. 지금 생각하면 너무 부끄러운데 바닥을 찍으면서 깨닫게 됐죠. 


특히 힘들 때 제게 손 내밀어줬던 가족들, 친구들, 그리고 예전 동료들까지. 그들 덕분에 태리타운이 나올 수 있었고,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고, 앞으로도 그들 덕분에 계속되지 않을까 합니다. 


2년이 지난 지금도 제주까지 저와 알고 지내던 반가운 분들이 여전히 태리타운을 찾아주고 있어요. 물론 네가 얼마나 잘하나 함 보자는 식으로 오는 분도 있지만 파이팅을 외쳐주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응원이란 게 그냥 인사치레라고만 생각했는데 이게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된다는 걸 제주에서 배우게 됩니다. 물론 찐친들은 곗돈까지 탈탈 털어서 태리타운의 기둥을 받쳐주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저희의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응원의 마음과 함께 적은 금액이라도 나눌 수 있다면 누군가의 인생에 얼마나 큰 동기부여가 될지 기대감이 생기는 거죠. 


누구나 살면서 위기를 경험합니다. 태어날 때 위기를 안고 태어나는 사람도 적지 않죠. 그것을 온전히 개인의 탓으로만 하기엔 구조적 한계도 너무 많고요. 그러니 나누고 삽시다. 나눈다고 쪽박 차지 않아요. 


오히려 더 좋은 기회를 만나게 됩니다. 좋은 일을 했으니 좋은 일을 바라는 건 인지상정이죠. 속물적 기부도 좋아요.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지만 위악보단 위선이 필요할 때도 있더라고요. 다만 그 속물적 계산을 조금 긴 호흡으로 보시길 추천드려요. 바로 눈앞에 있는 열매만 보면 지치니까요. 멀리 보고 서로에게 나누다보면 자연스러운 상승 효과가 일어나게 될 거예요. Taker가 아닌 Giver끼리 함께 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고요.


가끔은 위선이 세상을 구한다.

태리타운이 매번 대출 받고, 돈을 빌려가며 회사를 운영하면서도 기부에 집착하는 이유입니다. 

* 이렇게만 쓰면 태리타운이 매번 대단한 기부를 하는 것 같지만 실상 금액을 보면 '에게?' 하실 거예요. 일상화, 습관화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 그래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그러면 그냥 태리타운 모자 사세요. 저희가 알아서 해드립니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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