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걸음 속도

출퇴근 사색

출근길, 퇴근길. 매일 반복되는 이 일상 속에서도 사람들의 움직임을 바라보며 문득 생각에 잠기게 된다. 먼저 가려는 자, 맞춰 가려는 자, 기다렸다 가려는 자. 이 세 가지 유형은 단순히 도로 위 사람들의 모습일 뿐 아니라, 직장생활 속에서도 마주치는 다양한 태도와 겹쳐 보인다.

퇴계로 어딘가에서 나타난 오징어게임

먼저 가려는 자
출근길엔 늘 서두르는 사람이 있다. 한 걸음이라도 빨리 가기 위해 무리를 하기도 하고, 남들을 제치고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직장에서도 비슷하다. 높은 자리로 올라가려는 자, 더 빠르게 성공하고 싶어 하는 자. 하지만 그들이 앞으로 나아가는 동안, 그 틈에서 크든 작든 누군가 데미지를 입었을 것이다. 밀려난 사람, 기회를 빼앗긴 사람, 혹은 상처받은 동료들.

맞춰 가려는 자
길 위에서 주변 흐름에 자연스럽게 맞춰 가는 사람들. 너무 서두르지도, 너무 늦지도 않는 이들. 직장에서 이들은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흐름에 맞춰 일한다.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진 않더라도,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존재들. 하지만 때로는 그저 맞춰가기만 하는 자신에게 회의감을 느끼기도 한다.

기다렸다 가려는 자
차분히 기다렸다가 틈이 생기면 움직이는 사람들. 신호를 지키고, 때를 기다릴 줄 아는 여유 있는 이들. 직장에서도 이들은 성급히 결과를 내기보다는, 준비된 타이밍에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기다리는 동안 속도를 낸 누군가에 의해 기회를 놓치는 아쉬움을 느끼기도 한다.

그렇다면 나는? 우리는 모두 각자의 속도로 길을 걷고, 각자의 방법으로 삶을 살아간다. 출퇴근길에서 만나는 이 모습들은 결국 나의 직장생활, 나아가 나의 삶과도 연결되어 있다. 피해를 주고 싶지 않은 마음과 피해를 받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 균형을 찾는 것. 타인을 존중하면서도 나 자신을 지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출퇴근길은 그저 하루의 시작과 끝이 아니다. 먼저 가려는 사람들과 맞춰서 가는 사람들, 그리고 기다렸다 가는 사람들 그 속에서 나는 나 자신을 돌아보고, 삶의 방향성을 끊임없이 고민한다. 중요한 것은 내가 나답게 나아가는 방법을 찾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