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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백수고모 Apr 27. 2016

<해어화> 보다가 윤동주 생각이 났다.

[윤동주 문학관]에서....

영화 <해어화>가  관객 50만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죠?

처음에는 한효주, 유연석, 천우희 주연에 응팔 대세 류혜영이 등장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뚜껑을 열어보면 영화  음악에 매료된다고 합니다.

OST 좋다고 하는 말, 많이 나오더군요.


저 또한 이 영화를 봤습니다만 배우 유연석을 보기 위해서였고,

남들이 감동 받았다던 그 OST 부분에서 제가 살짝 오해를 하다 보니 제대로 감흥을 지 못했습니다.

보다 보니 내가 알고 있는 구음정가와 달라 무지 화내 버렸습니다.

제 주위에 구음정가 할 줄 아는 언니들은 온 몸에 공기를 채워 단단하고 정갈한 소리를 주로 냅니다.

앞에서 들으면 소리에 압도될 정도로요. 그 중 한 분이 요즘 잘나가시는 황석정 언니고, 한 분은 정가로 박사학위 받으신 분입니다. 암튼 영화를 본 다음에 정가를  훼손했다며 화를 냈더니만.....

박사 언니가 "정가는 사람마다 소리 내는 게 다르고 그럴 수 있다"며 "영화가 잘못된 해석을 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흑.... 결국....


뭣 모르고 아는 척하다 영화 전체 느낌을 못 받았다는 사실!

다른 영화평을 안 봐서 모르겠지만..

결국 제 기억 속에 이 영화는 일제강점기판  <슈퍼스타K>로 시작해  <비긴 어게인>으로 내용이 치닫다 결국 살리에리의 슬픈 마무리 <아마데우스>로 끝난 작품이 됐습니다.

'정가'에 대한 오해를 뺀다면 OST 자체는 너무 좋습니다. 이병훈 음악감독의 작품이니 걍 마구마구 믿어도 됩니다.


제목에도 있지만 <해어화>를 보다가..... 윤동주 생각이 났습니다. 

    정소율(한효주 분)과 김윤우(유연석 분)가 형무소 면회실에서 만나는 장면 기억하시나요?

그곳이 바로 옛 수도가압장을 그대로 살려 만든 윤동주문학관의 제2 전시실과 제3 전시실입니다.

물론 윤동주박물관을 가보신 분이라면 영화를 보면서 아마 눈치 채셨겠죠. 형무소 느낌이 나는 곳이 제3 전시실, 소율이 걸어가는 곳이 제2 전시실이죠.ㅎ

영화 <동주>를 보고  윤동주문학관을 생각했는데,

영화 <해어화>를 보고 다시 윤동주문학관을 이야기할 줄이야.

이 두 영화의 중심에 윤동주문학관이 있었네요. 그런거죠?

올해 전반은 일제강점기 우리 역사와 함께 지나는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 가보셔도, 보고난 후에라도 가보세요.

시인 윤동주도 보이고,  포승줄에 묶인 초췌한 김윤우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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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문학관,  ‘순결한 시인’ 동주의 숨결을 느끼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던 청년은 광복을 6개월 앞두고 고통 속에 생을 마감했다. 윤동주, 안타까움과 연민으로 기억되는 그의 숨결을 찾아갔다.  

▲윤동주문학관 입구


윤동주는 1941년 24세가 되던 해, 연희전문학교 후배 정병욱과 종로구 누상동에 있는 소설가 김송의 집에서 약 4개월간 하숙을 했다.

짧은 기간이지만, 이 시기에 윤 시인을 기억하게 하는 대표 시 ‘십자가’, ‘또 다른 고향’, ‘별 헤는 밤’, ‘서시’가 쓰였다. 이 인연으로 설립된 것이 인왕산 자락에 있는 ‘윤동주 문학관’이다. 더는 쓰이지 않는 수도 가압장 물탱크 두 개를 이용해 만들었다. 좁은 공간 안. 깊은 내적 의미를 이해하고 바라보면 문학관 자체가 윤동주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윤동주 문학관은 윤 시인의 생애를 따라가 보스토리텔링형 문학관이다. 유물 등을 나열해 보여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공간 안에 의미를 부여했다.  

▲윤동주문학관 제1 전시실 내부


제1 전시실에는 윤 시인의 사진과 시(영인본) 등 각종 문서와 만주 북간도 명동촌 생가에서 가지고 온 우물 목판이 전시돼 있다. ‘창씨개명’을 하기 전 윤 시인이 쓴 ‘참회록’ 영인본 원고지에서는 일제 강점기 시인으로서 갈등이 고스란히 적힌 낙서도 찾을 수 있다.

제2 전시실과 제3 전시실은 공간 자체가 윤 시인이다. 열린 우물로 불리는 제2 전시실은 윤 시인의 ‘자화상’을 표현한 곳이다. 마치 우물 안에서 사내의 얼굴을 대하듯 하늘을 마주하면 윤 시인의 서글픈 얼굴이 그려진다.  

▲열린 우물 위를 올려다보면 슬픈 사내의 얼굴을 마주할 것만 같다. 가압장으로 사용할 당시 물의 흔적이 마치 우물과도 그 느낌을 같이 하고 있다.

▲닫힌 우물인 제3 전시실.


천장에 뚫린 작은 구멍 사이로 한 줄기 빛이 떨어진다.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 어두운 방안에서 힘없이 쓰러져간 윤 시인을 만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워진다. 이곳에서 윤동주 시인의 짧은 생애를 담은 영상물을 상영한다.


▲노연숙씨와 오지현씨는 시 낭송을 하다 만난 단짝 친구로 각각 대구와 창원에 살고 있다. 영화 <동주>를 보고 진짜 윤동주를 느끼고 싶어 한달음에 이곳에 왔다.


부대시설로 문학관 위에 작은 카페가 있다. '윤동주 시인의 언덕'은 카페 길과 이어져 있다. 개관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매주 월요일 휴관한다. 관람은 무료


글 권지현 기자 9090ji@etoday.co.kr, 사진 이태인 기자 teinny@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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