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대부분의 시니어들이 가장 거부감을 느끼는 단어 중 하나는 ‘틀니’일 것이다. 틀니가 노화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틀니는 마치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인공지능이 사람과의 바둑대결에서 승리하는 요즘 세상에 모형같은 이빨을 넣었다 뺐다 한다니. 그러나 아직도 틀니는 그 존재 이유를 꾸준히 증명하고 있고, 치과에서 고유한 치료방법으로 사랑받고 있다. 왜 그런지 이든치과의원 윤득영 원장을 통해 알아보자.
글 이준호 기자 jhlee@etoday.co.kr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틀니를 사전적 의미로 정의하면, 의치를 만드는 방식 중 무치악 환자를 위한 완전 틀니를 이야기한다. 즉 위쪽 혹은 아래쪽 치아가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치아의 기능을 대신하기 위해 일종의 가짜 이빨을 말굽 모양의 틀처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다. 다른 말로는 ‘총의치’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는 치아가 모두 사라진 상태에서 사용하는 것을 틀니라고 생각하지만, 치아가 부분적으로 상실된 경우 이를 대신하는 의치도 ‘부분 틀니’라고 부른다. 물론 모든 치아가 다 상실되었을 때 치료하는 방법이 틀니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치과에서는 임플란트를 활용한 치료 방법이 활발하다.
틀니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비용
틀니가 아직까지 치과에서 애용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비용이다.
임플란트 한 개의 시술 비용이 100만~150만원 수준인 것에 비해, 틀니는 윗니나 아랫니 한쪽 면 전체를 치료하는 데 150만원 내외밖에 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느껴질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치과 보철 치료가 국민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것에 반해, 틀니 치료는 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올해 7월부터는 보험 적용 연령이 70세에서 65세로 낮춰진다. 보험 적용을 받을 경우 환자가 부담해야 되는 비용은 동네 치과의원을 기준으로 55만~65만원 수준이다.
사용 불편해도 고통 적고, 치료기간 짧아
틀니가 갖는 또 하나의 장점 중 하나는 치료 기간이 짧고, 특별한 고통 없이 시술이 간단하다는 점이다. 윤득영 원장은 그 장점을 이렇게 설명한다.
“치아가 없는 무치악 상태에서 틀니 치료는 잇몸 모양의 본을 떠 틀니를 제작한 후, 음식을 씹는 운동인 저작(咀嚼)이 제대로 되는지만 확인하면 될 정도로 간단합니다. 일반적으로 환자들이 공포를 갖는 치과 치료는 치아를 깎는 고통이나,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끄러운 소음이 원인인데, 틀니 치료는 그 과정이 없어 고령의 환자들이 어렵지 않게 치료 받을 수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환자들에게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 고령 시니어들의 경우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는 경우가 많은데, 임플란트 시술은 이런 질환이 심한 경우엔 아예 시도조차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반해 틀니는 심한 장애가 있는 상태가 아니라면 치료가 가능하다.
치료 기간이 짧다는 것도 장점. 치과에서 잇몸 모양의 본을 뜨면 보철을 제작하는 치과기공사에게 제작을 의뢰한다. 치과기공사들이 틀니를 제작하는 데 필요한 기간은 대략 7~10일 정도다. 일반적으로 5개월 내외가 소요되는 임플란트 시술에 비해 훨씬 짧다.
시니어들의 틀니에 대한 의구심 중 하나는 외모에 관한 부분이다. 틀니를 착용하면 상대가 알아볼 정도로 표가 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이 부분에 대해 윤 원장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한다.
“최근에는 재질 등 여러 가지 기술들이 발전하면서 자연치아와 잘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있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특히 무치악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돼 잇몸 속 뼈가 내려 앉아 있는 경우에는 틀니가 잇몸을 가려주기 때문에 임플란트보다 보기에 좋을 수 있습니다.”
▲환자를 치료 중인 윤득영 원장(브라보 마이 라이프)
경제적 부담 없다면 임플란트 틀니 선호
임플란트가 보급되기 몇 년 전까지는 치아가 없는 환자에게 선택권이란 없었다. 무조건 틀니를 사용해야 했다. 그러나 임플란트가 보급되면서 흔히 이야기하는 ‘임플란트 틀니’가 또 다른 선택지로 떠올랐다.
임플란트 틀니가 기존 틀니와 다른 점은 일반적인 보철이나 자연치아와 마찬가지로 의치를 반영구적으로 고정해 준다는 데 있다고 윤 원장은 설명했다. 틀니에 대해 흔히 갖는 공포, 즉 대화 중이나 일상 생활 중에 갑자기 치아가 튀어나오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환자의 입안 상태에 따라 달라지지만, 윗니는 임플란트 4개, 아랫니는 임플란트 2개로도 고정시킬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임플란트를 사용해 고정시키면 입천장을 덮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미식거리는 부작용도 피할 수 있고, 이물감도 적습니다. 저작능력도 틀니보다 더 낫고요. 틀니는 오래 사용하게 되면 잇몸에 부하를 주기 때문에 잇몸과 잇몸뼈가 가라앉는 현상이 발생하기 쉬운데, 임플란트 틀니는 그런 부작용이 적어 장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것도 장점입니다.”
물론 틀니에 비해 상대적인 단점도 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치료 과정에 고통이 따르고, 임플란트가 뼛속에서 아물어 굳어질 때까지 2~5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아랫니보다 윗니가 2배 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가장 큰 부담은 비용이다. 임플란트 틀니(총의치)는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다. 보험 재정상 치아가 남아 있지 않은 상태에선 틀니를 사용하라는 정부의 방침 때문이다. 치아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임플란트 시술을 받는 경우, 평생 2개까지 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임플란트 역시 오는 7월부터 보험 적용 연령이 70세에서 65세로 낮춰진다.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치과에서 치료를 받으면 틀니 비용에 임플란트 비용을 더한 가격이 치료 비용이 된다. 틀니 비용 150만원에 임플란트 비용을 개당 100만원 전후로 부담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임플란트 식립이 4개 필요한 윗니 임플란트 틀니는 임플란트 비용 400만원에 틀니비용 150만원을 더한 550만원 전후의 비용이 나온다. 때문에 비교적 경제적으로 자유로운 환자들이 임플란트 틀니를 선호하는 편이다.
>> 윤득영(尹得榮) 이든치과의원 원장
원광대학교 치과대학 졸업. 카톨릭대학교 구강외과 석사 수료.
대한치과보철학회, 대한구강악안면임플란트학회 정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