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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나킴 Jul 09. 2024

뜨개이야기-7

강가에 핀 유채꽃

 강가 편이 모두 유채꽃인 걸 보고 와서 남은 느낌을 가방에 표현해 봤다. 봄이 되어 모처럼 유채꽃으로 가득 찬 벌판에 섰을 때 기분이 얼마나 좋았던지 몽롱해지기까지 했었었다. 노란 꽃무리가 주는 힘이 아주 세어서 굽은 등을 주욱 펴보기도 하고 한참을  꽃길  따라 한가롭게 걸으니 마음과 몸에 생기가 돌았다.  꽃송이는 진한 노랑과 마요네즈빛깔 노랑을 배색해  표현해 보았다. 요철무늬도 넣었다. 뜨개질이 제일 쉽게 되었다. 그리고 일기도 남겼다.


 

잎들이 냄새를 붙들고 일렁인다

이리저리 달려가다 누워버리는 노랗고 파란 냄새

바람이 많이 불면 우리도 날 듯 걸어가고

낮게 앉으우리는 느릿한 걸음

순한 꽃들은 열심히 희망의 말을

이리저리 수화로 그려내고 있다

알았어 그래 좋다는 말로 화답한다



잘 표현되었는지 모르겠다. 이제 얼마 되지 않은 시간을 보낸 뜨개솜씨로 자신의 느낌을 표현하려 하는 나는 대체로 무모한 편이다. 그래서 판매하려는 소망을 접기로 했다. 선물이라는 말도 과분 할 수도 있다. 살면서 취미하나 가지게 된 걸로 만족하려 한다.  나의 필요와 취향을 잘 받아낸 뜨개가방에게 곁을 내주는 내 마음을 알게 된 것이 제일 기쁘고 만족스럽다. 나도 이제 취미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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