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 연결되는 완전무선이어폰 B&W Pi7 S2
잠자는 아이팟을 꺼내볼까?
아이폰이나 갤럭시에서 3.5mm 포트가 사라진 지 오래다. 그러면서 기본으로 주던 유선 이어폰도 안주고, 충전기도 안주고 환경을 지킨다는 소리만 멍멍댄다. 가격은 계속 올리고 있으니 좋은 소리가 나올리 없다. 완전무선이어폰 에어팟의 등장에 사람들은 욕을 하다가 지금은 이거 없으면 어떻게 살았냐는 소리를 한다.
에어팟이 쏘아올린 완전무선이어폰은 이제 대세가 되었다. 에어팟은 3세대, 에어팟 프로는 2세대까지 나왔다. 20~30만원 정도면 에어팟을 구입할 수 있다. 경기 침체가 왔는지 10만원 언저리의 저가형 에어팟 카드도 만지작거린다는 소식도 있다. 하지만 저렴한 완전무선이어폰은 1만원 아래에도 구입할 수 있다.
유선이어폰을 주로 사용하던 옛날에도 노래 좀 듣는다는 사람들은 10만원 언저리의 유선이어폰을 사용했다. 실제로 10만원을 훌쩍 넘는 유선이어폰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던 걸 감안하면 완전무선이어폰의 가격대와 사용성 고려해봤을 때 완전무선이어폰이 유선이어폰의 자리를 대체하는 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애플 에어팟은 다른 경쟁 제품과 비교하면 비싼 축이다. 시장에는 에어팟보다 저렴한 제품들이 대다수다. 전혀 새로 들어보는 브랜드도 있고, 1만원대 제품도 있다. 에어팟보다 비싼 제품들은 고가형 유선이어폰을 판매하던 프리미엄 브랜드거나 완전무선이어폰 시장에 새로운 기술로 시장을 선도하는 새로운 브랜드다.
완전무선이어폰은 새로운 기술이긴 하다. 본래 블루투스는 한 번에 1:1 페어링 밖에 안된다. 하지만 TWS 기술은 블루투스 스피커가 또 다른 하나의 블루투스 스피커와 연결하여 동일한 소리를 만든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 1대, 블루투스 스피커 2대가 1:1:1 페어링을 하는 방식이다. 완전무선이어폰이 이것과 동일하다.
스마트폰, 완전무선이어폰 왼쪽, 완전무선이어폰 오른쪽을 1:1:1 페어링을 하는 거다. 기존에 있던 기술을 변형시킨 거라 종종 오류가 나긴 하지만 소프트웨어로 다듬으면서 지속적으로 발전중이다. 하지만 3.5mm 커넥터를 라이트닝이나 USB-C 전환하는 커넥터가 필요함에도 아직 유선이어폰을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케이블만 연결하면 소리가 나오는 유선이어폰이 훨씬 더 직관적이기도 하고, 노래를 듣기 위해 충전을 하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음질을 따진다면 유선이어폰이 주는 장점은 꽤 많다. 게다가 레트로도 유행이다. 옛날에 사용하던 아이팟 같은 건 에어팟에 연결할 수 없다. 방법은 있겠지만 또 무언가 구입해야만 한다.
대표적인 건 블루투스 동글이다. 음성 신호를 송출하는 포트에 블루투스 동글을 꽂으면 완전무선이어폰과 연결할 수 있다. 하지만 포트 종류도 다양하고, 기술적으로 블루투스 버전, 코덱, 프로파일 등 신경써야 할 것들이 많다. B&W에서 이런 고민을 날려줄 완전무선이어폰을 출시했다. B&W Pi7의 두번째 버전이다.
B&W Pi7 S2는 유선 연결이 가능한 완전무선이어폰이다. 대충 예상했겠지만 충전 케이스의 USB C와 3.5mm 아웃풋 포트를 패키지에 포함된 3.5mm to USB C 케이블로 연결하면 된다. 완전무선이어폰과 충전 케이스를 블루투스 페어링을 해 충전 케이스가 완전무선이어폰에 음성 신호를 무선으로 전송해준다.
에어팟 프로 2세대에 이 기능을 넣어줬으면 어떨까 싶지만 애플의 지금까지 행보를 보면 이미 내부적으로 아이디어는 나왔고,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걸 알았어도 안넣어줬을 거라 본다. 컴퓨테이셔널 사운드의 정수인 홈팟에 외부 입력을 넣지 않고 에어플레이만 가능하도록 폐쇄적인 정책을 쓰는 곳이기 때문이다.
충전 케이스가 블루투스 동글이 된다는 게 신기해보일 수도 있겠지만 블루투스의 특성상 충전 케이스와 완전무선이어폰을 블루투스로 연결하려면, 이전에 완전무선이어폰과 연결했던 기기의 블루투스를 꺼야 한다. 한마디로 딱 봐도 불편해보이고 사용할 수 있는 영역이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그냥 조금 새롭다.
B&W의 브랜드 밸류와 Pi7 S2의 가격만 보면 사운드는 무조건 좋아야만 한다. 이전 세대인 B&W Pi7은 사운드는 좋았어도 블루투스가 끊기는 이슈가 문제였다. S2에서 재설계해 보완하고 전체적인 재생 시간이 늘어났다. 단, 애매한 노이즈캔슬링, 어설픈 앱 경험, EQ 부재 등은 자신있게 추천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