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 2학기가 되고 중간평가 기간이
벌써 왔다.
국어 수학 영어 문제집을 미리미리
풀렸더라면 좋았을 텐데 이번에도
시험이 닥쳐서야 아이에게 많은 양의
미션을 주고 말았다.
시작도 하기 전에 한숨과 걱정과 억울함이
섞인 감정을 드러내는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일어나는 한편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다른 친구들도 다 하는 일이라고
설득해야만 하는 일 역시 마음이 편하지 않다.
아이도 나도 기분전환이나 할 겸
카페에 나가 주스나 한잔 마시며
남은 과제를 하자고 나섰다.
둘이 손잡고 동네 카페로 가는 길에
제이미가 말했다.
"엄마, 내가 일 학년이 되고 혼난 이유는
모두 다 숙제나 공부 때문인 거 알아요?"
솔직히 놀랐다.
정말 그런 것 같기도 했다.
적당히 대꾸할 말이 없어 궁색한 변명을 했다.
"그렇다면 제이미가 숙제나 공부만
제대로 하면 혼 날일이 없다는 뜻이겠네."
제이미는 질세라 대답했다.
"숙제나 공부가 없다면 혼날 일이 없을 수도
있잖아요."
아이가 공부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벌써부터 갖게 되는 것은 아닐까
미안하고 걱정스럽다.
그럼에도 비상식적인 교육 현실을
이런 식으로 밖에 순응하며 따를 수밖에 없는
없는 나의 현실이 속상했다.
결국 바보 같은 논리로 아이를 달랬다.
"제이미, 만약에 엄마가 이렇게 하지 않으면
선생님한테 어차피 혼날 거야.
선생님이 미워하는 것보다는
엄마한테 좀 혼나는 게 낫지 않아?
선생님은 엄마보다 무섭잖아."
우리는 카페에서 달콤한 민트 초코의 힘을 빌어
미션을 완수했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엔
아무리 많은 일도 차근차근하다 보면
결국 끝이 있는 거라는 귓등으로 흘려듣기
딱 좋은 말을 건넸다.
하루하루가 숙제와 같은 삶,
아이도 나도 조금은 즐겁게 풀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꼭 그랬으면 좋겠다.
아이는 오늘의 보상을 한 시간째 유튜브 채널을
보며 풀고 있다.
어릴 적 내가 TV를 보며 풀었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