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만과 효밥의 조지아 트빌리시 1년 살이
아침에 일어나 테라스에 나가보니 오늘따라 유난히 날씨가 맑았다. 이집트에서 트빌리시로 날아온 희정이를 위해 함께 올드 트빌리시로 나가보기로 했다. 사실 조지아 트빌리시의 올드 트빌리시는 하루면 관광을 끝낼 수 있을 정도로 작은 곳이라, 특별히 관광을 갑시다!라고 할 것도 없다. 하지만 여행이란, 누구와 하느냐 혹은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같은 장소도 달리는 거 아니겠는가. 그래서 우리는 오늘 트빌리시 드로잉 투어를 계획했다!
메트로를 타러 가기 전, 문방구에 들려서 수첩과 펜 그리고 색연필을 샀다. 나는 세계 여행하면서 늘 들고 다니는 노트를 꺼냈다. 오늘의 목적지는 트리니티 대성당. 우리도 트빌리시에 입성한 지, 꽤 되었지만 방문은 처음이었다. 여행이 길어지다 보면 엉덩이도 저절로 함께 무거워진다. 하하.
어제 흐렸던 하늘의 흔적은 감쪽같고, 정말 쾌청한 하늘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원래 계획은 트리니티 대성당 사진을 찍고 카페에 가서 그림을 그리려고 했으나, 나른하게 내리쬐는 햇살과 여유롭게 트리니티 대성당을 즐기는 사람들의 분위기에 나도 모르게 노트를 펼쳤다.
내가 여행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세계 여행을 출발하고 3개월이 지나 서다. 첫 책 <엄마야, 배낭 단디 메라> 작업용 아이디어 스케치를 끄적대면서, 자연스럽게 여행 손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손그림은 어려웠다. 선 하나를 잘 못 그으면 지우개로 쓱싹 지우는 포토샵에 익숙하던 나는 수정 작업도 못하고 밑그림의 도움을 못 받는 손그림이 부담스러웠다. 그림을 그리다 실수를 하면 펜으로 찌익- 긋고 다시 아예 처음부터 다시 그리곤 했다. 그러다 쓸 수 있는 수첩의 종이가 점점 줄어들자... 중간에 마음에 들지 않아도 끝까지 그린다!라는 마음으로 고쳐먹었더니 곧잘 그려졌다. 그 와중에 실력을 늘었거나, 역시 사람은 마음먹기에 달렸거나. 혹은 둘 다거나.
희정이는 희정이 스타일대로, 나는 내 스타일대로 그림을 그렸다. 우리 둘이 머리를 맞대고 그림을 그리고 있으니 사람들이 뭐 하는지 궁금해서 힐끔힐끔 쳐다보고 갔다. 그러다 나중에는 우리를 보고 가던 여자가 다른 한 편에서 수첩을 꺼내 그림을 그렸다. 드로잉 투어 참가 인원이 늘어서 속으로 조금 기뻤다.
이렇게 그리다 보면 그저 그런 관광지 중 하나였던, 트리니티 대성당이 어느새 내 수첩과 내 기억 속에 스며들어 특별한 하루가 되어간다. 그렇게 차곡차곡, 나만의 시선으로 트빌리시의 1년을 빼곡히 담아내야지 :)
Kiman & Hyo Share House in Tbili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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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트빌리시와 한국의 시차는 5시간. 답이 늦어도 조금만 기다려주세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