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자의 자동차 평균 구입가격이 작년 4,750만원으로 2년 전보다 20.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데이터융복합·소비자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2022년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에서 지난 1년간(2021년 7월~2022년 6월) 새 차를 구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그 차를 얼마에 구입했는지, 받은 할인·혜택 규모는 얼마인지 묻고 국산과 수입 브랜드별로 비교했는데요.
국산차가 4,075만원, 수입차가 7,688만원으로 수입차가 1.9배 비쌌습니다. 국산차는 2020년에 비해 20.6% 올라 같은 기간 12.6% 비싸진 수입차보다 상승폭이 컸습니다. 이에 비해 제조·딜러사나 영업사원이 제공하는 할인·혜택은 오히려 줄어들어 자동차 판매 조건 결정의 주도권이 공급자 쪽으로 기울어진 모습입니다.
2022년 조사에서 나타난 자동차 평균 구입가격은 4,750만원이었습니다. 2014년 이후 추이를 보면 디젤게이트 직후인 2016년 수입차 구입가격이 소폭 하락한 것을 제외하고는 국산, 수입 모두 꾸준히 올랐습니다. 8년간 국산차 상승률 50.9%로 수입차 상승률 35.9%의 1.4배였습니다.
최근 2년간 상승은 더욱 가팔라 평균 20.1%에 달했는데요. 보통 한 자릿수 올랐던 과거의 2배 수준입니다. 특히 국산 상승률(20.6%)이 수입(12.6%)의 1.6배에 달해 가격 상승을 주도했습니다. 다만 국산 구입가격의 이례적 상승에는 판매가 급증한 제네시스의 영향이 컸습니다.
2022년 기준 구입가격이 가장 높은 브랜드는 벤츠로 평균 9,448만원이었습니다. 이어서 BMW 7,958만원, 아우디 7,738만원, 제네시스 7,334만원, 볼보 6,651만원, 렉서스 6,616만원, 테슬라 6,572만원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고가 브랜드인 포르쉐는 평균 1억 7,570만원으로 벤츠의 1.9배에 달했으나 사례수 부족으로 비교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일반 브랜드 중에는 혼다가 5,383만원으로 제일 높았고 토요타, 미니, 폭스바겐은 4,000만원대였으며, 제네시스를 제외한 국산은 모두 3,000만원대였습니다. 판매량 3위이자 현대차 가격의 2배인 제네시스로 인해 국산 평균가격 4,075만원 급상승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에 차량 구입 과정에 회사나 영업사원에게 받은 할인이나 혜택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축소됐습니다. 지난해 ‘할인·혜택 환산’ 금액은 평균 114만원(국산 81만원, 수입 251만원)으로 수입차가 국산차의 3배 이상이었습니다. 2020년의 151만원(국산 98만원, 수입 390만원)과 비교하면 평균 37만원(국산 17만원, 수입 139만원) 줄었습니다. 할인·혜택률도 2020년 3.8%(국산 2.9%, 수입 5.7%)에서 지난해 2.4%(국산 2.0%, 수입 3.3%)로 감소했습니다.
브랜드별로는 아우디(410만원, 5.3%)와 BMW(391만원, 4.9%)의 할인·혜택 금액과 비율이 모두 뚜렷하게 높았습니다. 반면 테슬라는 높은 차량 가격에 비해 할인·혜택 금액(79만원)과 할인·혜택률(1.2%) 모두 가장 낮았습니다. 온라인 판매와 ‘노(No)할인’ 영업 정책의 영향입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이런 현상은 원자재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코로나 기간 나타난 한풀이 소비 풍조, 대형·고급차 선호 추세와 무관치 않다."며 "그러나 무엇보다 시기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품귀와 출고 지연으로 제조사 입김이 세진 결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습니다.
대형차 생산에 주력하는 한편 가격은 올리고 할인·혜택은 줄이는 판매 전략의 효과로 현대차그룹은 이런 상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뒀지만 이에 자족하기에는 시장 상황이 엄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