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를 넘어 ‘갓성비’로, 여전히 사랑받는 이유
단종이라는 단어는 종종 아쉬움을 동반한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모델이 무대에서 내려오면, 사람들은 그 빈자리를 빠르게 잊곤 한다.
그런데 기아 K3는 조금 다르다. 조용히 퇴장한 뒤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그것도 처음 차를 구입하려는 사회초년생들과 ‘실속’을 아는 실용적인 운전자들에게서 말이다.
K3의 가장 큰 매력은 단순하다. 검증된 품질과 뛰어난 경제성, 그리고 넉넉한 실용성. 이 세 가지를 모두 갖춘 차는 생각보다 드물다.
현재 중고차 시장에서 K3는 900만 원대부터 2,000만 원대 초반까지, 다양한 예산대에 걸쳐 형성돼 있다. 특히 2021년형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주행거리 5만 km 내외의 매물이 약 1,200만 원에 거래되며 ‘생애 첫차’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경제성은 말 그대로 실감할 수 있는 수준이다. 1.6L 스마트스트림 엔진과 무단변속기의 조합은 복합 연비 15.2km/L라는 뛰어난 수치를 만들어낸다.
고유가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이 수치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장점이다. 출력은 123마력으로 무난하지만, 일상 주행에서는 전혀 답답하지 않다.
여기에 실내 공간과 편의 사양도 놓칠 수 없다. 트렁크 용량은 502L로 동급 최고 수준이고, 운전석 통풍 시트, 내비게이션, 스마트 트렁크 등 당시로선 보기 드문 편의 기능까지 기본으로 품었다.
이런 구성은 단순한 ‘가성비’를 넘어 ‘갓성비’라는 별명을 만들어냈다.
그렇다면 왜 단종됐을까? 이유는 분명하다. 현대 아반떼라는 강력한 경쟁자, 그리고 SUV 중심으로 재편된 자동차 시장.
K3는 보수적인 디자인과 낮은 차체로 인해 점점 세단이 외면받는 흐름 속에서 밀려나야 했다. 하지만 K3가 남긴 자리엔 후속 모델 K4가 새롭게 등장하며, 그 계보는 이어질 예정이다.
결국 K3는 화려함 대신 내실을 택한 차다. 그리고 지금, 실속 있는 선택을 원하는 이들 사이에서 여전히 유효한 대답이 되고 있다.
신차로는 만나볼 수 없지만, 중고차 시장에서 더 또렷해진 존재감. 어쩌면, 어떤 차는 무대에서 내려온 후에야 진짜 박수를 받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