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

Last Episode. 별, 밤, 그리고 하늘나라

by Minah

장로님 댁,
정전으로 빛 하나 없던 밤,
우리는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른 채
그저 기다리고 있었다.


마치 공포영화의 한 장면처럼
천둥번개가 치는 동시에
장로님 댁 현관문이 열렸다.


그림자밖에 보이지 않았다.


우비를 쓴 남자의 실루엣이 보였다.


어린 우리들은
다 함께
“꺄악” 소리를 질렀다.


아빠였다.


엄마도 뒤따라 들어오셨다.


그때는 무서워서 몰랐다.
지금 생각해 보니
엄마는 울고 계셨던 것 같다.


우리는 다시
큰아버지 집으로 피신했다.

주변에 강도 없고, 산도 없는
평야로.


그곳에서 아빠는 있었던 일들을
큰아버지들께 설명했다.


나는 아빠가
“어깨가 아프다”는 소리를 듣고
“아빠, 아파?” 하며
어깨 사이에 낀 흙을 털어냈다.


아빠는 딸바보였다.
한 번도 나에게
큰소리를 치신 적이 없었는데,


그날은 너무 아프셨는지
나를 밀치며
“으악” 하고 소리를 지르셨다.


나는 너무 놀랐다.
그리고 서운했다.
그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으니까.


그때 그 태풍으로
많은 사람들이 집을 잃고,
친구를 잃고,
가족을 잃었다.


비가 그치고
상황이 정리되던
주일 아침,


우리 가족은
여느 주일 아침과 마찬가지로
교회로 향했다.


그날따라
아빠의 주일학교 설교 차례였다.


아빠는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하나님의 도우심에 대해
어린이들에게 설교하셨다.


그제야
아빠가 왜 소리를 지를 만큼
아파하셨는지
이해할 수 있었고,


아빠를 만졌던 게
미안해졌다.


비록 나는 어렸지만
하나님께
너무 감사했다.


"하나님, 감사해요.
우리 아빠 살려주셔서 감사해요."


눈물이 날 것 같았지만
골목대장이었던 나는
모두의 앞에서
눈물을 보이고 싶지 않아
꾹 참았다.


죽음 앞에서도
가족을 먼저 생각했고
우리의 행복을 기도했다는 아빠.



아직도 별을 보면
그때의 따뜻했던 날들이 떠오른다.


아빠와 함께

별을 세던

그 밤이 떠오른다.


생각하면 미소 짓게 되는
나의 그때.



우리의 이야기는
다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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