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래

나른한 오후의 상념

by min


빨래가 쨍쨍 내리쬐는 햇살 아래에 있는 것을 볼 때면


기분이 좋아진다.


작은 발코니가 있는 집안에 햇살이 들 때면 거실에 두었던 빨래걸이를 밖으로 내놓고, 빨랫거리들 호강이라도 시켜 주는 냥 기분이 좋아 물끄러미 본다.

햇빛 잘 받아 건강하게 바싹바싹 마른 빨래를 개기 전 얼굴에 대어 보는 그 폭폭한 느낌도 좋다.


바람도 살랑살랑 부는데 저기 누워 일광욕하는 빨랫감들 기분이 참 좋겠지?



생각이 많아지고 마음은 분주하다.



바쁘지 않아 생기는 부작용인데,

일이 없더라도 한국이라면 돌아다녔을 종로 곳곳의 서점이나 찾아 들었을 음반들을 생각하니

자극에 목이 마르다.


빨래나 바라보며 기분 전환을 하지만,

이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으니까.


내 안에는,

얼만큼의 힘이 있을까.


내 마음이 해낼 수 있는 일은 어디까지 일까.


크로아티아 두보르니크 올드타운 성에서 마주친 빨래.


작은 발코니는 없지만, 좁을 골목길 위로 멋스럽게 널려있는 빨래들. 소소한 삶이 특별해 보이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