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음악적 순간들의 기록
9월 7일 수요일, 올 초부터 기획한 웹진 『나디아의 수요일』을 드디어 오픈했습니다. 기쁜 우리 젊은 날 집에도 못 가고 잡지 만들던 선후배 셋이 다시 모였어요.
우리가 함께 일한 지도 7년이 흘렀습니다. 여전히 우리는 음악 주변을 맴돌고 여전히 젊지만, 이제 우리의 날들은 기쁨을 넘어 슬프기도, 경이롭기도 때론 좌절스럽기도 하죠. 그런 일상 가운데 건져 올린 반짝이는 음악적 순간들을 ㅡ 홀수달 첫째 수요일마다 연재하려 해요.
웹진 이름은 20세기 여성 작곡가 나디아 불랑제에게 영감을 받았습니다. 매주 수요일 여러 음악가들이 나디아의 레슨에 찾아가 교감을 나누었듯, 우리도 서로에 깃든 음악적, 예술적 이야기들을 나누어 보려구요.
첫 호의 주제는 “세계관”. 서로 주고받는 편지로, 추천하는 음악으로 엿보는 우리의, 타인의, 이 세상의 세계관들 ㅡ 저는 이외에도 프랑스에서 만난 예술가들을 소개하는 『신기한 인물사전』과 일상 속 자연의 소리를 발견하는 『모리스 음악 탐험대』 칼럼을 씁니다.
웹진 주소는 나디아의수요일.kr
우리의 웹진이 궁금하다면, 아래 호경 선배가 쓴 멋진 소개글을 읽어 주세요!
우리의 이름 『나디아의 수요일』은 20세기 음악사에 큰 영향을 끼친 프랑스의 여성 음악가 나디아 불랑제(Nadia Boulanger, 1887~1979)로부터 왔습니다. 작곡과 지휘, 오르간 연주에도 능했지만 나디아 불랑제는 무엇보다 수백 명의 제자를 길러낸 교육자로 잘 알려져 있어요. 애런 코플랜드, 아스토르 피아졸라, 키스 재럿 같은 이들이 그의 문하에 있었습니다. 파리음악원을 졸업한 열일곱 살 때부터 여든이 넘어서까지 그는 같은 집에 살며 매주 수요일 오후 세 시마다 제자들을 맞이했다고 합니다. 개인 레슨과 단체 레슨을 번갈아 하며 음악을 도구 삼아 자기 자신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안내해온 것이죠.
우리는 나디아의 수요일을 상상합니다. 음악 예술로부터 정신과 육체의 힘을 기르며 자기 자신을 지켜낼 방법을 찾아 나선 나디아와 그 제자들의 마음을 떠올립니다. 우리 셋은 모두 여성이고, 하나는 서울에, 하나는 인천에, 하나는 프랑스 칸에 살며 서양 고전 음악 분야를 중심으로 글을 쓰고 있어요. 개개인의 개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앎의 힘으로, 각자의 마스터피스를 그려나가도록 다독인 나디아의 수요일을 되살려 보는 마음으로 이 공간을 만듭니다.
두 달에 한 번, 하나의 주제로 여섯 개의 이야기를 선보입니다. 각자의 일상에 부유한 생각들을 공유한 편지글 「다정한 대답」, 같이 듣고 싶은 음악을 리스트로 소개하는 「수요일의 플레이리스트」를 함께 씁니다. 일상의 소리 세계를 탐색하는 칼럼 「모리스 음악 탐험대」와 프랑스의 예술 신을 이끄는 동시대 예술가를 소개하는 「신기한 인물 사전」, 그리고 소설 「라이트모티브」와 에세이 「늘 웃을 순 없지만」을 연재합니다. 우리는 장르나 형식에 구애 없이 반짝이는 음악적 순간을 발견하며 나아갑니다. 그 순간이 우리의 일상을 튼튼하게 지탱해 줄 거라 믿으면서요. 당신의 일상도 음악적으로 흐르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디아의 수요일에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