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브 Aug 15. 2018

취미 디자인하기

어떤 취미를 가져야 할지 고민이라면

나는 취미 예찬론자다.

취미생활은 내 삶을 풍성하게 만들고,

나를 온전히 더 나답게 만들어주는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혼자 하는 취미는

혼자 보내는 시간을 충만하게 채워주고,

여럿이 하는 취미는

유대감과 소속감을 느끼게 해준다.


최근에는 주변 사람들도 워라밸과 소확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무작정 바쁘게 살기보다는 개인 시간에 무언가를 배우고 즐기는 것을 추구하는 분위기다.


나는 관심사가 다양해서 이것저것 시도해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영양소가 골고루 섞인 식단이 몸을 건강하게 하듯,

취미도 균형 잡힌 취미가 우리의 라이프스타일을 건강하게 키워준다고 본다.

물론 한 가지 취미를 오랜 시간 동안 파서 수입원으로 만들거나

전문가 수준까지 오른 사람들을 동경하기도 한다.


대학시절 만난 한 친구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사람이 지덕체를 골고루 발달시켜야 하듯

균형 잡힌 취미는 3 가지의 유형을 동시에 가지는 것으로 시작해볼 수 있다고.

 

1) 몸을 쓰는 운동형 취미

2) 두뇌를 쓰는 지능형 취미

3) 창의적이고 감성적인 예술형 취미.


운동형은 테니스, 승마, 축구, 요가, 산책 등이 있을 수 있으며,

지능형은 체스, 외국어 공부, 독서, (머리 쓰는) 보드게임,

예술형은  글쓰기, 연기, 노래, 재즈댄스, 페인팅, 꽃꽂이, 기타 연주 등등

그 종류와 조합은 무궁무진하다.


그는 확고한 그만의 취미가 고등학교 시절부터 잡혀있었다.

첼로를 연주했고 요리를 즐겨했으며 (예술형),

고등학생 때 양궁을 하고 (운동형),

서양 철학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독일어를 공부했다 (지능형).

 

이 세 가지가 내 방식대로 디자인, 결합되면 나의 라이프스타일과 개성을 부각한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 커리어나 전공만으로 설명하기엔

자신의 끼와 관심사가 많다고 생각되지 않는가.


친구의 말을 듣고 자극을 받은 나는

내 개인적인 취미도 이 유형에 따라 분류해 봤는데,

예술형 취미는 피아노 연주와 스크랩북 만들기가 있고,

두뇌형은 일본어 공부와 올해 시작한 토론 동호회 활동,

운동형은 필라테스와 조깅이 있었다.    


그리고 쓰다 보니 이 3가지를 모두 아우르는 최고의 취미가 떠올랐다.

바로 여행.   


여행은 모든 걸 충족시킨다.

물론 어딜 가느냐와 가서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대부분 많이 걷고 스노클링이나 자전거 같은 액티비티를 하기도 하고,

어설프지만 외국어를 쓰고 새로운 문화와 지식을 흡수하며,

유적지와 자연, 도시를 돌면서 사진을 찍거나 미술관 등을 방문하니,

체력과 두뇌, 감성을 동시에 자극하는 활동이다.



그리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경험까지.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위해 취미 동호회에 가입하는 사람들도 있지 않은가.

여행은 이 모든 것을 자연스레 흡수하게 한다.


나는 버킷리스트도 유형별로 나누는데

커리어 버킷리스트, 여행 버킷리스트에 이어 취미 버킷리스트도 있다.

인생을 계획하는 과정만큼이나 취미를 디자인하는 로드맵을 짜는 일은

소소하면서 설레는 삶의 원동력이 되었다.


자신의 취미를 어떻게 디자인할지 고민이라면,

아까 3가지 유형 외에도

정반대의 성격의 취미를 동시에 가져보는 시도도 해볼만 하다.

예를 들어 몸을 유연하게 늘려주고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발레와

코어와 몸의 전체적인 근육을 잡아주는 필라테스는 서로를 보완해준다.

터프한 복싱과 우아한 발레의 조합도 비슷한 예.  


그리고 최근에는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다양한 취미들이 결합되어 쏟아지는 추세다.

미국에서는 발레와 힙합을 합친 댄스 장르 힙렛(Hiplet)이 유행하고

DJ가 선보이는 음악과 클럽 같은 분위기의 장소에서 실내 자전거와 격렬한 댄스를 결합한 소울 사이클은

천 억원이 넘는 매출을 선보이며 전 영부인 미셸 오바마까지 매료시켰다.  

클럽 댄스와 스피닝을 합친 소울싸이클. 출처: Marthas Vineyard Times


우리나라도 페이퍼 커팅 아트, 수채화와 캘리그라피를 결합한 엽서만들기,

꽃과 그림를 합친 콜라주 초상화 등등 이색적인 취미 클래스들이 만들어지는 걸 볼 수 있다.

틀에서 벗어난 취미도 삶의 독특한 경험을 선사해준다.


바쁜 일상에 어쩌면 취미는 사치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까 말했듯이 취미는 나의 외모, 직업으로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또다른 자아를 형성해준다.

'다른 언어를 배운다는 것은 두 번째 영혼을 소유하는 것과 같다'는 말처럼 말이다.  

아이스크림 위를 장식하는 체리처럼 내 삶을 더 감칠맛 나게 해주는 원료.

취미가 그런 역할을 하는 것 아닐까.


*아래의 기사처럼 자존감을 높이는 목적에도 취미를 사용할 수 있다.

http://www.insight.co.kr/newsRead.php?ArtNo=112096 


취미는 곧 나를 만든다.

매거진의 이전글 안구건조증에서 벗어나는 일상 속 5 가지 꿀팁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