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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일 큐레이터 Jan 23. 2021

미국 대통령 취임식 속 패션 모멘트

키워드는 퍼플과 블루, 그리고 친환경 


20일(이하 현지 시간) 워싱턴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은

전 세계의 관심을 받으며 막을 내리고 또 다른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취임식 때 대통령의 취임 연설문만큼이나 관심을 받는 주제는 바로 패션.

이번에 퍼스트 레이디 질 바이든을 비롯한 다른 정치인들이 어떤 코드의 패션을 선택했는지 살펴보자.

 


오바마 행정부 때부터 부통령의 아내로 활약한 질 바이든 여사는

이번 취임식 자리가 생소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가 선택한 디자이너는 뉴욕의 떠오르는 브랜드 마카리안(Makarian)의 알렉산드라 오닐.

엘사를 연상시키는 옅은 청록색의 울 트위드 코트 정장을 입고 등장했다.

커스텀 제작으로 만들어진 코트 위에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들이 잔잔하게 수놓았고,

역대 취임식에서 한 번도 등장한 적 없는 액세서리 - 마스크도 함께했다.

푸른색은 공화당을 상징하는 컬러로 놀랍지 않은 선택.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만큼이나-혹은 그 이상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인물은 

첫 여성·유색인종 부통령의 이정표를 세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일 것이다. 

이미 카멀라 룩이라 불리는 시그니처 스타일을 탄생시킨 그녀는 

깔맞춤 수트와 진주 목걸이 애호가다. 

진주는 하워드대 재학 시절 활동했던 최초의 흑인 여학생 사교클럽 

알파 카파 알파(AKA)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취임식날 그녀는 크리스토퍼 존 로저스(Christopher John Rogers)가 디자인한 

짙은 보랏빛 드레스와 같은 컬러의 코트에

윌프레도 로사도(Wilfredo Rosado)의 진주 목걸이를 매치했는데, 


로저스는 루이지애나 출신의 게이 흑인 디자이너이며 

로사도는 푸에르토리카 혈통의 뉴저지 출신 디자이너다. 

보라색은 민주당의 상징인 블루와 공화당의 상징인 레드를 섞은 컬러로 

다양한 인종과 출신의 디자이너를 선택하고 양당의 초당적 색을 더하며

다양성과 통합의 메시지를 담으려는 그녀의 센스가 엿보였다.  


또한 보라색은 흑인의 민권과 여성 참정권 운동의 상징으로 쓰이는 색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첫 흑인 여성 하원의원이자 1972년 흑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비국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셜리 치솜이 선거 운동 중에 쓴 컬러로 치솜이 해리스의 정치적 여정과 정체성에 

영감을 주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취임식에 참석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미셸 오바마도 보랏빛 계열의 의상을 차려입었다.

미셸은 평소 총애하던 미국 흑인 디자이너 세르지오 허드슨의 수트와 코트에 볼드한 벨트를 매치했고,

힐러리 또한 즐겨 입는 랄프로렌의 보랏빛 수트를 선택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부통령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는 

취임식에 단골 출연하는 가장 미국적인 브랜드 '랄프 로렌'의 정장을 선택했다.

대통령 부부와 부통령 부부가 모두 미국 브랜드의 의상을 택하며

미국 패션 디자이너들이 취임식의 중심을 차지했다.


축하공연을 맡은 레이디 가가는 '스키아파렐리'의 강렬한 드레스를 입고 미국 국가를 열창했으며,

제니퍼 로페즈는 '샤넬'의 올 화이트룩으로 깨끗한 분위기를 강조했다.

 


그 외에 이목을 끈 사람은

해리스의 의붓딸 엘라 엠호프였는데,

파슨스 패션스쿨에 재학 중인 그녀는

'미우미우'의 발랄한 개성이 넘치는 코트로 전공자다운 패션 감각을 뽐냈다.




강렬하고 희망찬 축시를 낭독해 화제가 된 22세의 젊은 시인 아만다 고먼은 

'프라다'의 밝은 옐로 코트를 입고

긍정적이고 활기찬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패션으로 큰 공감을 산 사람이 마지막으로 한 명 더 있다. 

바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위에 보았듯이 취임식 날에는 내로라하는 디자이너의 맞춤옷을 쫙 빼입은 멋쟁이들로 가득했다. 

그 사이에 얇은 브라운 재킷에 다소 촌스러운 털장갑을 착용한 샌더스가 있었다. 


재킷은 그의 지역구인 버몬트의 기업에서 만들었고, 

페어아일 패턴의 손장갑은 버몬트의 한 교사가 스웨터를 짜다 남을 실과 

재생 플라스틱 플리스 소재로 직접 짠 것이다. 

'탄소세' 도입안을 발의했을 만큼 기후 위기에 관심이 많고 평소 같은 옷을 자주 입는 걸로 유명한 

그의 성격과 철학을 그대로 반영한 착장이라고 볼 수 있다. 

(그가 이 재킷과 장갑은 착용하고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꾸밈없고 환경을 생각하는 그의 따뜻한 마음은 깐깐하고 패션에 민감한 보그의 에디터들도 

감동시켜 앞다투어 그의 패션을 보도하기에 이르렀다. 


이번 취임식에서 가장 깊은 메시지를 담고 격식을 차린 복장이 아닐까. 

 


이미지 출처: 게티 이미지


이어지는 글: 역대 미국 영부인들의 취임식 패션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업로드를 하네요.

쉬는 동안에도 꾸준히 제 글을 찾아주시고 구독을 눌러주시는 분들께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번 한 해에는 브런치를 열심히 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꾸준히 새로운 글로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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