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디 셔먼 : 온 스테이지 - 파트 II 展]
최근 사진작가 니키 리의 AV배우 발언이 화제였다. 사진 예술계에 큰 업적을 남긴 아티스트이자 배우 유태오의 아내로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그녀였다. 다시 태어나면 일본 AV배우로 태어나고 싶다는 발언에 대중들의 의견이 분분했다.
니키 리의 팬인 친구에게 지난 주말 신디 셔먼 전시를 보고 왔다고 자랑했더니 친구가 매우 반기며 둘의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작가가 직접 사진에 드러나는 주객의 전복. 디테일은 다르지만 두 작가 모두 예술적 철학을 일정 부분 공유하고 있는 점이 흥미로웠다.
신디 셔먼은 고착화된 캐릭터를 분장을 통해 연출하여 원하는 메시지를 던진다면 쪼꼬미 후배 니키 리는 아예 몇 달간 그 어떤 인물이 되어버리는 과정을 통해 연출과 실제의 경계마저 지워버린다.
과거의 니키 리라면 스스럼없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해 서네 달, 혹은 그 이상 AV배우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다만 지금은 미혼의 청년이 아니기에 다음 생이란 수사를 더해 스스로를 다독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선배 신디 셔먼은 작품을 통해 관람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입장 바꿔 놓고 생각해 봐. 너라면 어떨 것 같아?'
신디 셔먼 : 온 스테이지 - 파트 II 展
2023.06.30-9.17
에스파스 루이비통 서울(청담 루이비통 메종 서울)
무료전시(예약필요)
*도슨트 예약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