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보면 희극이니까
찰리 채플린 선생님께서는 명언을 남기셨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
비단 인생에만 적용할 수 있는 말은 아닌 것같다.
우리 주변의 그 모든 것들이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비극을 감추기 위해서 가급적 먼 거리를 유지하는게 아닐까.
학창시절의 나는 그랬다.
아니지, 불과 몇년 전까지만해도 내 인생이 모두에게 희극으로 비춰지길 바라며
광대처럼 괜찮은 척을 하고 살았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 '광대짓'이 굉장히 효과적이었다고 느껴졌었다.
그런데 작년 겨울 어느날, 10여년만에 만난 그 누군가는 내게 말했다.
"옛날보다 얼굴에서 그늘이 많이 사라졌네."
되려 감추려하면 드러나게 마련이다.
필사적으로 감추려 노력한 비극은 오롯이 모두에게 비춰지고 있었다.
그런데 요즘엔 뭘 도통 감추려고 하지 않는다.
이것도 이 일기를 쓰는 동안 바뀐 것이다.
그러나 사실 힘이 들면 사람을 피하는 버릇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사람이 버거운 시기는 다들 있으니까.
거리감이란 그래서 매우 필요한 것 같다.
상대방의 실체를 논할 이유도 없다.
어차피 실체란 없다.
그렇게 보고 싶어한 고집과 그렇다고 단정지어버린 오만함만일뿐이라고
누군가가 말하는 그 실체를 설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