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오늘 뭐 하셨슈?

고마운 일

by Noname

화요일이다.

시골에서 남동생과 식당을 하고 있는 엄마는 화요일마다 쉬신다.


아빠가 돌아가시고도, 아빠의 손길이 구석구석 닿은 그 옛날집에 계속 사시며 쉬는 날엔 채마밭을 돌보기도 하고, 우리에게 나중에 부담이라도 될까 병원도 잘 챙겨 다니 신다.


본인이 그렇게 친할머니 치매병간호를 몇 년씩, 외할머니 병간호에 아버지 병간호에 그렇지 않은 때에는 자식들 잔병치레에 병원을 다니느라 세월을 보내신 탓에 그저 엄마의 바람은 자식들한테 부담되지 않게 건강관리 잘하고 잘살다 가시는 것이리라.


시골에서 맏이로 태어나 진정 살림밑천으로 동생들 뒷바라지에 초등학교를 겨우 나오셨지만 이것저것 야무지셔서 보험도 잘 들어두시고, 본인 선에서 할 수 있는 최선으로 그렇게 살아오셨다.


그래, 어린 시절 나를 낳으셨던 때의 나이가 훌쩍 지나 이젠 마흔이 넘어버린 나는 성인이 된 순간부터

엄마는 내 나이에 그랬던 거야? 하며 늘 엄마에게 존경을 표했지만


한편으로는 엄마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나에게 너무 했던 거 아냐? 하고 꼬락서니를 부리면

'그땐 엄마가 너무 어렸어. 미안해.' 하시곤 하셨다.


지나간 과거를 붙들고 있는 건 나니까.

엄마는 매번 그에 대해 사과를 해주시니까.


그래서 더 마음껏 미워하고 그만큼 더 사랑하는 마음이 공존할 수밖에 없는 관계.


그게 엄마와 딸의 관계가 아닐까.


전화를 걸었다.


"어머니~ 오늘 뭐 하셨소?"


하는 딸의 질문에 쫑알쫑알 아침부터 저녁까지 차곡차곡 이야기를 하시는데

이렇게 전화를 걸어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

내 곁에 계시다는 것, 하루를 묻는 딸의 질문에 신이 나서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그 목소리에


뭉클해졌다.


"엄마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야 돼. 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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