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자꾸 세월을 잊고 동안 자태를 운운해

늙음을 거부하도록 설계된 시장

by Noname


나도 늙는게 싫고 두려워서 한때는 마흔에 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특히나 내가 어릴땐 미혼의 서른 이후의 여성에게는 뭘하건 노처녀라는 꼬리표를 붙여놓고 툭하면 노처녀 히스테리를 운운했으니 늙음은 취한 여성의 가치를 그토록 심하고 무식하게 짓밟아야만 했던 것일까



그덕에 나 역시 마흔이 넘은 노처녀인 지금

얼굴에 생긴 주름 하나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모든 말과 행동에 “역시 나, 노처녀 히스테리네.”하며 스스로를 비하하기에 이르렀다.


내 자존감이란 그렇게 굳세지 못하니까


그래 내적인 부분, 표정하나 말투 한 단어에도 신경을 쓰는데 외모는 어떻겠나.



노처녀에 대한 비하에 절어진 나머지


살이라도 찌면

얼굴 주름, 피부 쳐짐, 기미

머리카락이며 손에 주름, 목에 주름

하물며 발가락에 색소침착까지


지나간 세월을 욕망하는 비극에 빠뜨려

여차하면 피부과에서 몇백을 긁게 만들려고 드는


이 촘촘함 나이라이팅

문제는 스스로 이 늙음에 대해 자연스러워할 방법이라곤 역시 혼자 만의 세상에 기어들어가는 것 뿐이려나


그래서 내가 외출을 싫어하게 되었다는 이야기


그 놈에 맞지도 않는 세월은 잊은 누구, 동안 외모 어쩌구


20년전 티비 수신료를 끊고 신경도 쓰지 않았는데

이젠 뭐 내가 영락없이 늙어버리니 자격지심에 그런것만 눈에 보이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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