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인 혹은 낙인
상담2회기
선생님을 만나 월요일과 화요일 출근길에 무지막지하게 올라왔던 분노와 열등감을 말씀드렸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의 짜증과 불쾌함은
결국 다시 유치원 졸업식 동생이 사라진 날로 돌아갔다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축제는 벚꽃축제이다
서산농장이 가까운 우리집은 그때 처음 벚꽃축제를 갔었다. 사람들이 정말 많았고, 떠들석 했으며 모두가 즐거워 보였다.
그리고 나는 매우 불쾌했고, 짜증이 났다
결국 한시간도 있지못하고 집으로 돌아갔을거다
그 예쁜 꽃도 어둠 속에 빛도 솜사탕도 사람들의 환한 웃음도
나에겐 지옥과 같았던 그 기억
그날, 마을 사람들 모두 늦은 밤까지 남동생을 찾으러 다녔다
‘상록아’
동생의 이름이 온 동네에 울려퍼졌다
아마 그랬을거다
내가 기억하는 한 시끄러웠고, 두려웠고, 불안했다
믿어지지 않았다. 현실감이 없었다.
사람들은 나에게 물었다
동생이 어디갔는지 아냐고
그중에는 나를 아주 예뻐해주고, 매일 놀아주던 열 몇살 차이의 친척 언니가 있었다
언니는 빨개진 눈으로 빨개진 코를 휴지로 닦으며
“동생을 잘 봤어야지.” 와 같은 말을 했다
그 장면은 영원히 각인 되었다
몇번을 되돌려도 수없이 그날로 돌아가 아무리 내 자신을 위로하며 네 탓이 아니라고 말해줘도 소용이 없었다
그 죄책감은 행복하게 웃고 있는 나를 발견하면 너같은 아이는 행복할 수 없다고 당장 이곳을 떠나라고 속삭였다
각인된 기억은 나를 낙인 찍었다
선생님께 말씀을 드리며
종종 숨을 쉬기 어려웠다
어지러웠고 숨이 막혔다
이번 과제는 판단 중단하기, 심호흡하기, 명상하기
그리고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않기, 즐거운 것을 하기
버스를 타기 위해 걷는데
가슴이 무너졌다
심장을 아리는 슬픔에
눈물이 흘렀다
그렇게 슬픔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데
여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배고프다.”
구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