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나에 대한 미움이기도 하지
2017년 8월 24일 아빠가 돌아가셨다.
나는 일을 하지 않기 시작했다.
일을 할 의미를 잃었다.
간간히 짧게는 하루, 길게는 3달 일을 하기도 했지만
그렇게 근근히 번 돈으로 집에 누워만 있다가
대둔산으로 도망을 쳐버렸다.
사람들을 말했다.
기술사까지 했는데, 왜 거기서 그러고 있느냐고, 아깝지 않냐고.
아까울게 없었다.
아쉬울것도 없었다.
내가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은데, 어쩌겠나.
마침 35살에는 산에 들어가겠다던 꿈도 이룬 셈이었다.
3년을 그렇게 쉬었다.
세상에 미움을 쏟아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내가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에 기여할 수 있는지 명확하게 아는 사람이
그걸 하지 않는거다.
얼마전 톨스토이의 참회록을 읽으며 그가, 죽음에 대한 대방랑의 시기에 글을 쓰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자신의 재능을 버려두는 것.
그걸 헛되게 쓰는 것.
특히나 그게 무엇인지 명확하게 아는 사람이 그걸 하지 않는 것.
그게 어떤 일이든, 일의 가치는 그 일을 대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에서 나온다.
직장에서 하루 8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어쨌든 자신이 제 발로 나가 앉아있는 그 자리에서 자신의 몫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
대단한 미움이다.
그리고 그 미움은 자기 자신에게 그대로 되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