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487 깨먹었다(feat. 언데드여전사)

벌써 두번째

by Noname

지난 주에는 도자기로 된 그릇인지 뭔지 모를 것을 깨먹었다.


내 딴엔 후라이팬 용도로 산 것이고,

그전에 약불로 달걀 후라이를 해먹었었으니 괜찮을 줄 알고 기름을 두르고 가열을 하였는데, 잠깐 사이 산산 조각이 났다.


그리고 오늘은 오늘따라 맛있게 잘 된 그릭요거트를 덜어먹고 요거트메이트커를 옮기다가 손이 미끄러졌다.


역시 산산조각이 났다.


유리조각이 온 바닥에 흩날렸다.


흩날린 유리조각 하나에 발목이 바늘구멍 만큼의 상처를 냈다.



내일은 전에 살던 동네에 가는 날이라

이미 낮부터 헬스장에 갈 생각에 들떠서 동생에게 말했었는데,


내일은 운동을 쉬기로 했다.


토익시험이 끝나고나면 바로 집으로 와서 낮잠을 좀 자야겠다.


오늘도 낮에 잠이 들었었다.


그 모든 걸 다 하기엔 내 체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렇게 열심히 운동을 했는데


마치 게임 와우를 하던 시절

멋모르고 선택한 언데드여전사와 같다.

육체적 한계치, 게임용어로 피통이 한없이 부족하다.


오늘 아침 집 근처 헬스장 피티선생님과의 대화

“선생님 저 더 커질 수 있겠죠?!”

“그쵸! 그런데 유전자는 못 이겨요. 그래도 키울 수는 있습니다.”



체력만으로 버티려고 해서 일까


체력과 한계를 능가하는 건

역시 초월적인 정신력, 그 정신력을 유지시키는 초월적 감정이다.


나는 꽤나 내 몸을 사리고 있다.

주변에서는 너무 혹사 시키는게 아니냐고 한다.


그치, 내가 허리디스크로 병원에 입원하기 전에는

혹사 시킨게 맞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때는 열정이 내 몸을 망가뜨렸다.

지금은 내 몸을 사리기 위해 열정을 꺼뜨리고 있다.


그래도 몸이 우선이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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