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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name Jun 30. 2024

마흔-162 갇힌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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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는 영어회화 모임 후 점심을 함께 먹기로 마음 먹었다. 


아침에 또 좀비처럼 일어나 몽유병마냥 영어공부를 35분 가량했는데, 

어제 너무 신나게 놀아버린 나머지 다시 잠이 들었다. 


그래서, 아침을 못 먹고 나갔다. 

스타벅스에서 모닝세트를 먹긴 했지만, 부족했다. 


지난 한달 동안, 영어회화에 다녀오는 길에 군것질도 하고, 이래저래 밥을 차려먹으면 

훌쩍 오후 3시 였던걸 생각했을때, 밖에서 밥을 먹는것도 나쁘진않다고 느꼈다. 



마침 마지막에 대화한 분들이 재미있기도 했고, 

그러나 코엑스의 음식점들은 줄이 길었다. 대기 시간이 40분이 넘는다고 했다.


"아.. 그럼 저는 다음번에..."하고 도망치려는 찰나 

그럼 우리는 햄버거를 먹으러 가자는 제안을 하셔서 그쪽으로 가서 오랜만에 KFC에서 트위스터와 비스킷을 먹었다. 


탄수화물이 심한데... 


그러나 그 탄수화물은 오후 7시에 집에 도착한 나에게 아주 현명한 선택지였던걸 깨달았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겠다고 다짐을 해서인지 오늘따라 대화가 더 재미있었다. 

점심을 먹고 카페에서 나눈 대화 역시, 


코엑스 안에서 길을 30분 가량 헤맨 덕분에 같이 대화를 나눈 우리 3명은 미아처럼 한참 뒤에야 일행에 합류했고, 어쩌다보니 또 셋이 따로 앉아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내가 알던 세계가 확장이 되는 느낌이었다. 


내가 접할 수 없었던 이야기들과

내가 마음 속에 그저 '그렇지 않을까'에 그쳤던 이야기들을 할 수 있었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이다. 

데미안이 어린 시절 두개의 세계에 대해 이야기 했던 것과 같이 

내가 '나의 세계'로 확정지었던 경계를 다시 흐릿하게 지워가는 작업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도 고립되어 있었다. 

나이가 들 수록 만나던 사람만 만나고, 하던 것만 하고, 

그러다보면 세계가 좁아지고, 삶이, 사람이 편협해지고 


그렇게 자신만의 세상에 갇히는 거라고 했다. 


어쩐지, 그렇다. 


잊어버렸던 꿈을 되찾아서가 아니라 

잊어버렸던 꿈을 되찾기 위해서 몸이 먼저 뭔가 행동을 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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