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담고 나를 담고
그래서 더욱 오래 기억하는 거야
너와 함께하는 모든 일상이
나에겐 행복이고 감사한 일이야
처음 책을 쓴다고 했을 때,
두려움이 100% 였습니다
왜냐하면 나만, 직장인이었고
당시 아이들은
손이 많이 가는 초등학생
내가 그려내야 할 글 그림의 압박감이
어깨를 짓누를 때,
책상 위에 놓여있던 동생의 카메라 유품이
눈에 찰칵하고 들어왔고,
오래된 모델이지만 도저히
버릴 수 없었던 그녀의 낡은 카메라
배터리는 방전이 되었고
메모리 카드 한 장이 꽂혀 있더군요
어떤 사진이 담겨 있을까 확인해 보니
친구들과 함께 여행한 사진들
제주, 보성 녹차밭, 그리고 바다
먹먹해진 마음이었고.
우리는 참 그 많은 사진 속에
같이 찍은 사진조차 없구나.
그러면서 떠오른 생각 하나
"앞으로의 내 앞의 날들에 대한 예의"
카메라와 함께 너를 담고 나를 담고
그래서 오래도록 기억하기
기억하고 기도하기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