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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JI Oct 02. 2017

가우디의 도시 바르셀로나

서른에 혼자 떠난 유럽, 6박 7일 바르셀로나

첫 느낌

바르셀로나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은 '가우디, 축구, 해변'이었다.

먼저 다녀온 지인들에게 바르셀로나는 기대 이상 좋았거나,

혹은 기대보다 별로였거나 였다.

건축에 대한 관심도, 축구에 대한 흥미도 없었지만 

그래도 많은 이들이 칭찬하던 곳이기에 6박 7일 넉넉히 일정을 분배하였다.

그라나다만 떠나면 행복했을 거 같았던 마음은 바르셀로나에 도착하면서 다시 우울해졌다.

3월에 무슨 비가 그리도 많이 내릴까??

하늘이 구멍이라도 난 듯 퍼붓는 비 때문에 신발은 물론 캐리어도 안전하지 못했다.

어렵사리 카탈루냐 광장에 도착해서 다시 비를 뚫고 호스텔을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오늘만 이렇게 비가 오길.. 속으로 얼마나 빌었는지 모른다.

내 기도가 통한 것일까?

6박 7일 일정 중에 첫날만큼 비가 온 적은 다신 없었다.


바르셀로나 1day


전날 폭포수처럼 비 오던 하늘 맞는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하늘은 맑게 개였다.

그리고 바르셀로나에서 런던과 세비야 일정을 함께한 친구를 다시 만났다.

친구와 함께 고딕지구를 둘러보다가 이른 점심을 먹었다.

오늘의 메뉴 '런치 코스'는 나름 착한 가격에 푸짐하다!

스페인에 인심인가!!

콜라는 빠질 수 없는 음료!

여유롭게 친구와 식사를 하고 망고 매장 가서 옷을 엄청 샀다.

커피 한잔 여유를 부리다가, 

세계 3대 분수인 몬주익 분수쇼를 보기 위해 이동했다.

축구 경기장처럼 보이는 건물이 딱!

경기장 구경을 해보고 싶다던 친구를 따라서 전망탑으로 바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1유로를 주고 탔다.

알고 보니 축구 경기장 같았던 쇼핑센터였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에스파냐 광장

전망대에 내려와서 분수쇼 감상을 위해 자리를 찾았다.

좋은 명당자리는 이미 사람들 차지였고,

카탈루냐 미술관 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분수를 잘 보고 싶은 마음에 조금 위험했지만

기둥 난간에 올라가서 구경을 하였다.

운동 신경이 좋았던 친구가 먼저 올라가서 내 손을 잡았지만 역부족;;

옆에 있던 스페인 아저씨까지 합세하고 나서야 기둥 난간 위에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세계 3대 분수쇼라니..

한참 관람하다 보니 어느덧 허기진 저녁이었다.

스페인 광장에서 걸어서 20-30분 남짓 현지 사람이 북적이던 파타스 뷔페에 왔다.

다양한 타파스가 즐비해 있고

취향이 맞게 선택하고 음료를 주문하면 된다.

꼬치 끝에 색깔에 따라서 가격도 다른다.

회전 초밥집에 온 기분으로 먹고 싶었던 타파스를 몇 개 골랐다.

레몬 맥주인 끌라라와 타파스에 조합은 너무나 꿀!

좋은 아이디어라며 친구와 찬양하면서 열심히 먹었다.

한국에도 이런 타파스 집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그렇게 저녁 식사는 무르익었고 바르셀로나 첫나들이는 성공적이었다.


바르셀로나 2day


여독이 꽤 풀리지 않는 여행 중반~

휴일에 바르셀로나를 여유롭게 느껴보려 계획 없이 움직였다.

카탈루냐 광장에서 콜럼버스 동상을 지나 해변으로 걸음을 옮겼다. 

람블라스 거리에 있는 스타벅스 커피 한잔과 함께한 아침.

아무것도 아닌 사소함 같지만 더없이 여유롭고 편안했다. 

오늘은 뭐할지 잠시 고민하다가 발길 닿는 대로 움직이기로 했다.

그렇게 걷고 또 걸었다.

그렇게 공원에 왔다.

레몬맥주와 함께 공원에서 햇볕 즐기기

스페인에 왔으니 씨에스타를 즐겨야지!

공원 근처에 피카소 박물관(일요일은 무료)이 있다길래~

충분히 휴식하다가 걸음을 옮겼다.

40여분 줄을 서고 나서 티켓을 받을 수 있었다.

내부는 사진 촬영이 불가하다.

멋스러운 건물 사진만 연신 찍어대다가,

저녁 약속 장소로 향했다.

바르셀로나 유학하고 있는 지인에 후배가 있어서

말 그대로 지인 찬스를 이용해서 식사 한 끼 멋들어지게 즐길 수 있었다.

미슐랭 레스토랑 BistrEau by Angel Leon 

고급 호텔인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 안에 위치해 있다.

요리를 전공하는 유학생 언니 덕분에 뜻밖에 특별한 식사를 대접받았다.

로컬들이 가는 현지인 식당을 갈거라 예상해서 편하게 입고 갔는데...

이런 곳인 줄 미리 알았다면,

멋지게 드레스 코드를 준비했을 텐데...;;

맛있게 저녁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나서 우리는 카탈루냐 광장에서 헤어졌다.

다음날 있을 가우디 투어를 기대하며!


바르셀로나 3day


바르셀로나에 오면 꼭 가봐야 할 곳으로 '구엘 공원'과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있다.

물론 이것 말고도 봐야 할 것들이 많다!

가우디에 대한 지식도 없었고 개인적으로 이동하기에 버거울 거 같아서 투어를 신청했다.

아침 8시까지 모이라니..

오래간만에 부지런히 준비해서 길을 나섰다.

센스 있게 투어 회사에서 준비해 주신 과자와 음료수

대중교통 이동이 아닌 차량 교통을 이용해서 그나마 편했다.

이날 비가 왔기에 차량 교통은 옳은 선택이었다.

바르셀로나 중심가에서 떨어져 있는 '구엘 공원'

가우디의 후원자였던 '구엘'에 이름이 붙여진 공원

원래 이곳이 주택단지 목적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사람이 살기에는 물이 부족한 환경이었고 변두리에 위치해 있어서 분양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가우디가 노년에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으로 들어가기 전까지는 이곳에서 머물렀다고 한다.

구엘 공원에 입성해서부터 하늘은 잿빛으로 변해갔다.

제발 비가 쏟아지지 않길 바라면서 가우디의 공원을 거닐었다. 

겉보기엔 독특하고 재밌어 보이지만 나름 작은 조형물 하나에도 의미와 기능이 숨어 있었다.

건축을 예술로 승화시킨 가우디의 작품을 보면서 

그는 건축가이자 예술가였고 천재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인을 표현한 조형물에도 의미가 다 숨어 있었다.

곡선을 추구하던 가우디

아래 왼쪽은 구엘 공원 안에 있는 학교이다.

현재도 학교로 사용된다고 한다.

가우디가 지은 건물에서 공부를 할 수 있다니..

너무나 부럽고 신기했다!

오른쪽은 도마뱀은 손을 만지면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이야기가 있다.

덕분에 연신 도마뱀 손을 쓰담 쓰담하였다.

1시간 남짓 구경을 하다가 버스를 타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였다.

독특한 모양에 건물 3채가 나란히 서있다.

가우디가 지은 '까사 바뜨요'

카탈루냐 지방에 전통 신화를 모티브로 지어진 건물이다.

나름에 의미와 상징이 있었던 '까사 바뜨요'

스페인어로 '까사'는 '집'을 의미한다.

그리고 '까사'뒤에 붙는 '바뜨요'는 집주인에 이름이다.

그러니까 우리말로 해석하면 '바뜨요의 집'인 것! 

'까사 바뜨요'옆에 독특한 건축물이 있는데

가우디가 지은 것은 아니지만,

동시대에 바르셀로나에서 손꼽히는 건축가가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설명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비가 막 쏟아지기 시작했다.

급히 점심시간을 가져서 장소와 시간을 정하고 헤어졌다.

가이드가 방문하는 단골 빠에야 집으로...

그냥저냥 무난한 해물 빠에야

밥을 먹고 나니,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맑게 개었다.

우리의 마지막 여정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성당 가는 길에 가우디의 노년에 관한 이야기를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그가 한평생을 매달려도 완성하지 못한 미완에 유작이었기에 더욱 마음이 쓰였다.

그리고 이야기 끝에는 가우디의 죽음도 있었다.

그가 성당 일에 매진했던 이유,

그의 죽음과 관련된 일화를 들으면서 인간 가우디의 삶에 연민이 느껴졌다.

그가 어떤 심정으로 마지막까지 눈을 감았을지...

그 마음을 느끼며 성당을 바라보니 더욱 신비하게 느껴졌다.

독특하면서 스테인글라스가 주는 빛에 아름다움과 세련된 느낌

가우디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내부는 밖에서 보았을 때와 사뭇 다른 공간에 있는 느낌을 주었다.

성당 지하에는 현재도 진행 중인 작업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가우디가 완성한 '탄생의 문'

표정 하나까지 디테일하게 표현한 가우디의 역작

성당을 마지막으로 투어는 종료되었다.

그리고 저녁을 먹고 고딕 야경투어를 참여하기로 했다.

가우디가 만든 건축물

가우디가 만든 가로등

활기차던 낮에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밤에는 적막한 과거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고딕지구

영화 '향수' 배경이 되었던 곳

이곳은 스페인 내전 당시 슬픈 역사가 묻어 있는 곳이었다.

아이들이 공부하는 학교에 폭탄이 떨어져서

꽃다운 아이들이 희생된 참극의 장소였다.

당시에 아픔을 잊지 말자는 의미로 벽에난 상처를 보수하지 않고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마지막 장소는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 촬영지였던

이 건축물도 가우디의 작품  '카탈루냐 음악당'

그렇게 밤 10시가 넘어서야 야경 투어는 끝이 났다.


바르셀로나 4day

이날은 한가롭게 시내를 구경하다가 '까사 바뜨요'를 구경하는 것이었다.

전날 야경 투어에서 조금 더 할인된 가격으로 입장권을 미리 구매했다.

흡사 바닷속에 들어온 것만 같은 '까사 바뜨요'

'까사 바뜨요'를 구경하고 '까사 밀라' 방문을 했다.

1층에 카페를 운영하기에 따로 입장료를 내지 않고 입장할 수 있었다.

(건물 내부를 구경하기 위해서 정문에서 입장권을 사야만 한다.)

입장권을 사지 않아서 전체를 구경할 수 없었지만,

대략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는 있었다.

커피보단 시원한 주스

괜히 엽서 꺼내서 끄적이다가 한참을 멍 때리다가 나왔다.

세비야 일정을 같이 했던 동생을 바르셀로나에서 또 만났다.

그 동생 덕분에 VIP로 클럽 방문을 할 수 있었다.

VIP 여성 고객들만 대상으로 무료 식사와 와인을 제공해 준다.

너무나 신기해라~

정확히 말하면 그 동생에 현지 친구 덕분에 얻게 된 혜택!

해변에 줄지어 있던 클럽 거리

바르셀로나의 나이트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날이었다.

여행지에서 만난 누군가와 동행하고 마음을 나누는 일이 자연스러워진...

혼자 오는 여행에 매력이 이런 것이 아닌가 싶다.

꽉 짜인 일정이 아닌,

여유를 맛보며 다니는 나만의 여행.

바르셀로나는 나에게 그런 여유를 느끼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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