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는 낳지 않기로 했어요

ep 1. 나의 생존 전략에 대하여

by 브리너즈

밀레니엄 시대를 앞두고 수많은 지구 종말론이 떠돌았다. 세기말이라며 종말이 온다느니 새천년이 시작되면 세상이 달라진다느니 어른들은 심각한 얼굴로 이야기했지만, 당시 초등학생이던 나의 세상은 SES와 핑클, 그리고 god로 가득 차 있었다.

그렇게 요란하던 새천년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채 지나갔고, 그로부터 25년이라는 시간이 더 흘렀다. 그리고 어른이 된 지금의 나는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AI—제미나이와 챗GPT의 시대를 살고 있다.


휴대폰이 없던 유년 시절, 친구네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가 부모님이 받으시면 ‘공부해야 할 시간에 친구를 불러낸다’며 혼나지는 않을지 조마조마하던 날들도 있었다. 때로는 아예 친구 집 앞으로 찾아가 목청을 높여 “야, 놀자!” 하고 외치던, 그런 순수한 세상이었다.

물론 지금은 휴대폰 없이는 하루도 버티기 힘든 삶이 되었지만,


서로 사랑하고 마음을 나누던 방식도 달라졌다.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행동으로 표현하던 오프라인의 삶에서 이제는 문자와 전화, 영상만으로도 충분히 마음을 전할 수 있는 온라인의 삶이 익숙하다.


이렇게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세상 속에서 나는 변화를 주도했다기보다 그저 버텨내며 살아온 사람인 것 같다. 돌이켜보면 나의 인생 전반은 늘 과도기의 한가운데에 놓여 있었고 선택이라기보다는 어쩔 수 없이 그 흐름을 건너온 시간들이었다.


지금 이야기하려는 나의 가족계획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내가 자라온 어린 시절, 결혼과 출산은 선택이라기보다 필수에 가까운 것으로 여겨졌다. 내가 10대와 20대를 지나오던 시절에는 이른바


‘현대 사회의 4대 불효’라는 말까지 있었다.

미혼, 이혼, 무자식, 그리고 하나만 낳는 것.


하지만 세상은 그사이 크게 변했다. 혼자 사는 삶이 존중받고, 결혼과 이혼은 개인의 선택으로 받아들여지며, 출산 역시 반드시 따라야 할 과정이 아닌 하나의 삶의 방식이 되었다. 더 이상 효도와 불효로 삶을 평가하지 않고, 각자의 삶에 대한 결정권이 개인에게 있음을 인정하는 시대다.


이제는 결혼하지 않고 출산을 선택하는 삶도 존재하고 사람들은 각자의 조건과 가치에 맞는 방식으로 살아남는 길을 고민한다. 그런 변화 속에서, 나 또한 나만의 결론에 도달했다.


나는 둘째를 낳지 않기로 했다.

그 선택은 포기가 아니라

지금의 나와 이 시대에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