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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빅 Jan 28. 2016

미안했던 날들

나에게 미안했던

거울  /  30 x 30 (cm)  /  Copyright 2016. obig. all rights reserved.


어렸을 적에는 잦은 일로

눈물을 글썽이는 날들이 많았다.

형은 나의 그런 모습을 싫어했고

울상을 짓기만 해도

"사내자식이 그깟 일로 왜 울어?"

라며 꾸중을 듣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송골 맺힌 눈물을

꾸역꾸역 속으로 감추려 했다.

그렇게 눈물은 드러내서는

안 되는 수치심이었고, 나약한 사람만이

흘리는 자기방어였다.

운다는 것은 지는 것과 같았다.


점차 어른이 되어갈 때,

관계와 상황으로부터 받은 상처들은

아물어 가고 단단해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순간 억지로 메워가던

가슴은 종종 몽글거렸다.


허우적 대는 내 모습을 감추기에

급급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많은 것을 참아내어

눈물은 속에서 메말라갔고,

슬픔은 만성이 돼가는 것 같았다.


나는 지쳐있고 슬퍼하는

나에게 미안했다.

그리고 그 슬픈 나에게

눈물로 해소시켜주지

못해서도 미안했다.


진정 울지 못해서 미안한 날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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