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전시를 준비할 때가 되면.
#1
새로운 전시를 준비할 때가 되면,
지나간 전시가 마법처럼 느껴진다.
이 작품들은 어떻게 내 의식 속으로 들어와 이곳에 자리 잡혔을까.
저렇게 하나하나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억지스럽지 않게 큰 그림을 만들게 되었을까.
오늘도 전시장을 돌며 계속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조금은, 이 전시를 마치고 난 그 시간의 내가 부럽기도 하다.
#2
요즘은 눈을 뜨고 눈을 감을 때까지 계속 다음 전시 고민 중이다.
답답하고 지긋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참 즐겁다.라고 생각하니 이 일을 하고 있는 것. 일 게다.
전시를 고민할 때 가장 큰 일은 머릿속에 (큰) 그림을 완성하는 것이다.
물론 그건 모든 작품들의 섭외를 마치고 디스플레이가 완료되어야만 다 그려지는 것이지만
뿌옇게라도 그 형체를 잡으려 안달 안달 손짓을 해야 완성도가 높아진다.
뭘 얘기해야 하나부터 시작된 이 안타까운 허우적 거림은
정밀하게 계산된 행동과는 거리가 먼,
마치 운명처럼 한순간 한순간 이어져가는 드라마틱한 사건이다.
#3
이건 정말 엄청난 아이디어야!라고 생각했던 일이
잡담처럼 시작된 회의 중에 쓸모없이 버려지기도 하고
소소하게 툭. 던진 이야기가
가장 중요한 테마가 되기도 한다. 이번 전시도 그렇게 될 듯하고. 참 알다가도 모를 일.
#4
'대중미술'이라는 건, 결국 플랫폼의 이야기임을 요즘 새삼 배워간다.
관람객과 예술작품이 보다 극적으로 잘 조우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하는 일이
'상업주의'가 아닌 '대중미술'을 만드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해본다.
#5
그렇게 매일매일 쌓여가는 이야기들이 또다시 잘 발전된 결과물로 이어지기를. 오늘도 허우적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