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마음이라면

by 오늘도

같은 사람도 상황에 따라 다른 온도를 가집니다.

어느 날은 포근한 위로가,

어느 날은 그저 곁을 지키는 묵묵한 동행이 우리에게 필요할 때가 있지요.


글이 마음이라면,

나의 마음이 당신의 오늘에 알맞은 온도로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두 편의 시를 나란히 놓아둡니다.










글이 마음이라면 - 차가운 연대


겨울밤 홀로 앉은 당신의 귓가

거친 숨소리로 내려앉아

"울어도 괜찮아" 다독일 텐데


눈물로 번진 당신의 시야

피 묻은 노을처럼 붉게 타올라

그 어둠 속에 함께 앉을 텐데


찬바람에 차디찬 손등 위로

내 시린 손마디 겹겹이 포개어

차가운 온기라도 나눠볼 텐데


입안 가득 쓴맛 도는 날

그 쓴맛 그대로 삼켜주며

토하지 못한 그 말 받아줄 텐데


지친 하루 끝

텅 빈 냉장고 앞 주저앉은 당신에게

식은 된장찌개, 소주 한 잔 되어

허기와 비애를 함께 나눠 마실 텐데


차디찬 계절

당신을 끝내 데우지 못하더라도

당신 곁에서 기꺼이 함께 떨고 있을 텐데








글이 마음이라면 - 햇살의 온도


겨울밤 홀로 앉은 당신의 귓가에

다정한 숨소리로 내려앉아

"그대로 괜찮아" 속삭일 텐데


눈물로 흐려진 당신의 시야

천천히 물들어가는 노을처럼

어둠 속 길을 밝혀줄 텐데


찬바람에 거칠어진 손등 위로

따뜻한 커피의 수증기처럼

천천히 체온을 나눠줄 텐데


입안 가득 쓴맛 도는 날

혀끝 가득 달콤한 솜사탕 되어

삼키지 못한 그 말을 녹여줄 텐데


지친 하루 끝

적막한 당신의 집안에

보글보글 엄마의 된장찌개가 되어

당신의 허기진 마음 채워줄 텐데


차디찬 계절

이 글이

당신을 데울 수만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