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전통의학 아유르베다가 '민간요법'이 아닌 이유
아유르베다는 4가지 철학적 논증법으로 의학 시스템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아유르베다의 시작
인도의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는 문명이 탄생하면서 자연스럽게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꼭 아유르베다만의 특징은 아닙니다.
모든 역사와 전통을 가지는 전통의학의 시작은 사람들이 모이고, 그곳에서 자연스럽게 의학적 경험이 모이면서 시작되게 됩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배가 아팠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매실을 먹었는데 아팠던 배가 낫게 되는 경험을 합니다.
이 사람은 앞으로도 배가 아프면 매실을 찾게 되고, 이제는 다른 배 아픈 사람들에게 권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개인의 건강과 관련된 경험들은 하나하나 모으면서 하나의 의학 시스템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민간요법 vs 의학?
인도의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 역시 단순한 민간요법을 모아 놓은 것 아니야?
그 시작은 앞서 이야기처럼 개별적인 경험의 축적이었지만 아유르베다는 민간요법의 수준을 넘어 의학 시스템으로 자리할 수 있게 된 2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개별적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독자적 이론을 정립
첫 번째는 아유르베다 내부에서 자체 이론을 정립했다는 점이 민간요법을 넘어설 수 있는 이유가 됩니다.
민간요법은 오랜 시간 경험으로 축적된 개별적인 사건입니다.
'매실을 먹어서 배가 안 아픈 것'과 '병풀을 상처에 발랐더니 상처가 빨리 나았다'는 것은 개별적 사건으로 따로따로 존재합니다.
아유르베다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각각의 사건을 통합할 수 있는 이론을 정립하게 됩니다.
즉 단순하게 '매실 = 배 아플 때'라는 공식이 아닌 왜 매실은 배 아플 때 그런 효과를 가져오느냐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확립하게 됩니다.
질병만 해도 수 천종이 존재하고, 각각의 질병마다 존재하는 치료법까지 더하면 수십만 개의 개별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것을 하나로 묶는 이론을 만드는 것은 정립하는 것은 많은 시간과 깊은 통찰력이 필요한 과정입니다.
그리고 아유르베다는 무엇보다 심플하고 명확한 자신만의 이론을 구축하게 됩니다.
이는 아유르베다가 민간요법을 넘어설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입니다.
2. 인도 철학의 논거를 진리 탐구의 방법으로 차용
아유르베다가 민간요법을 넘어서 의학 시스템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두 번째 이유는 바로 '다른 학문의 진리 탐구 방법을 통해 자신을 입증했다는 점'입니다.
말이 조금 어려울 수 있는데요.
쉽게 말하면 아유르베다 내부에서만 '우리가 이론을 정립했고, 이것이 진리이다'라고 주장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외부에 있는 '인도철학 논리 검증 방법'을 따라서 아유르베다의 이론이 정말 그런지를 판단하게 됩니다.
(이 부분은 인도 철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니, 어려우신 분들은 넘어가셔도 좋습니다)
그럼 인도철학의 어떤 근거를 통해서 아유르베다가 검증받았는지 4가지 진리 탐구론을 알아보겠습니다.
인도 철학에서는 이런 방법으로 어떤 명제를 얻었다면 그것을 진리라고 이야기합니다.
1) 직접적인 관찰 (pratyaksha)
집적적인 관찰만이 진리이다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한 것은 진리라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현대 철학으로 오면서 이 부분에 대한 논쟁이 있을 수 있지만, 저희는 우선 고대 인도철학에만 한정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아유르베다에서는 이를 근거로 직접 관찰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신체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직접 해부를 해서 눈으로 본 것을 기록하게 됩니다.
서양의학보다 수천 년 전에 이미 해부를 통해 인체를 관찰하였습니다.
그래서 몸의 뼈의 개수, 피부의 층, 임신 중 태아의 변화 등을 매우 구체적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2) 추론 (anumana)
두 번째로는 논리적 추론방법입니다.
직접 본 사실을 통해서 논리적 추론을 통해 새로운 진리를 도출하는 방법을 사용하였습니다.
예를 들면 아유르베다에서는 당뇨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환자의 소변에 개미들이 모이면 이는 당뇨이다
즉 소변에 개미들이 모이는 직접 관찰을 통해, 개미들이 단 것을 좋아하고, 환자의 소변이 달겠구나라는 추론을 하는 것이죠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당뇨'라는 질병의 이름 자체가 '단 소변'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죠
3) 스승의 이야기 (aptopadesha)
스승이나 지혜로운 사람이 한 말은 진리라고 인정합니다.
이 부분이 현대인들을 조금 생소할 수 있겠지만 인도철학에서는 하나의 진리 논증 방법으로 여깁니다.
예를 들어 경전에 '매실은 복통에 처방한다'라고 쓰여있다면 그것을 그래도 믿는 것입니다.
맹목적으로 권위자를 추종하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에서 강조할 부분은 진리탐구의 효용성을 중요하게 여겼다고 해석합니다.
즉 이미 앞선 스승들이 검증을 통해 진리라고 결론 내린 부분은 굳이 더 연구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사전 연구가 끝난 주제에 대해서는 그것을 신뢰하고 다른 연구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4) 비유 (upamana)
마지막 아유르베다의 진리 검증 방법은 바로 비교를 통한 추론입니다.
아유르베다의 이론 중 가장 중요한 이론은 '인간과 자연을 동일하다'입니다.
즉 자연을 관찰하고 자연에서 일어나는 일을 해석할 수 있으면 인간도 동일한 원리로 작동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민간요법을 넘어선 아유르베다
전통의학을 단순하게 민간요법으로 생각하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아유르베다 역시 인도의 민간요법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시작은 개별적인 민간요법일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유르베다는 스스로 자신만의 '통합 이론'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인도철학의 검증법을 차용해서 이를 증명하게 됩니다.
이러한 과정을 오랜 시간 거치면서 아유르베다는 민간요법을 넘어서 하나의 의학 시스템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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