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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AZURE POET Oct 03. 2015

산 책

상한 말들의 세상, 꿈꾸는 말들의 향연 - 김민휴의 시

산 책

                  김 민휴

봐라, 만약 네가 걸으며
도토리 한 알을 그 자리에 두면
너의 마음엔
이 가을의 풍요로운 평화가
발 끝까지 털 끝까지 번지겠지만,
그 한 톨의 도토리를 주으면
너는 한 개 더 줍고, 또 한 개를 줍고
또, 또
한 개를 위해 풀섶을 뒤지게 되고,
네 눈엔 심지불이 켜질 거다
도토리 한 되로도
주머닌 채워지지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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