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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 AZURE POET Oct 02. 2015

자 유

상한 말들의 세상, 꿈꾸는 말들의 향연 - 김민휴의 시

자유

                    김민휴

초등학교 삼학년, 화창한 한 봄날이었다
교과서에서 자유라는 말을 첨 배운 날이었다
수업 시간이 끝나고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뒷줄에 앉는 엄석대 같은 병균이란 놈이
앞쪽에 앉는 작은 놈들 어깨죽지며
뒷통수를 마구 때리며 돌아다녔다

왜 그래, 왜 때려!
자유여어, 내 자유여어, 너도 네 자유대로 해!

자유, 자유라!
자유무역협정, 자유시장경제, 자유민주주의……

병균이란 놈, 정말 경이롭고 싹수 있는 놈이었다
그 어린 놈이 자유라는 말, 한 쪽 날의 뜻을
그렇게도 정확히 알고 있었다니
하기야 그 때 그 놈은 우리반에서 덩치가
가장 컸으니까, 힘이 가장 쎈 놈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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