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유노 코리아?
때는 20대 중반에 혼자 스페인 여행을 했을 때다
마드리드의 도미토리 호스텔에서 며칠간 묵으며 각지에서 온 사람들과 번역기+되도 않는 영어와 바디랭귀지 써가며 스몰톡하는 것 또한 혼자 하는 여행 중 소소한 낙이었다
그날은 유난히 사람이 없었다
보통 혼자 하는 여행은 부지런히 아침 일찍 시작해서 이른 저녁에 일찍 마무리하곤 했는데 늦은 저녁이 되어도 도미토리 룸엔 여전히 나 혼자였다
조금만 움직여도 삐걱거리는 낙후한 새 파랑 이층짜리 철제 침대 대여섯 개 되는 넓은 공간에 혼자 벽가까운 가장자리 이층에 누워있자니 편하면서도 적막하고 따분하면서도 무서웠다
오늘은 이렇게 혼자서도 방을 써보는구나-
소음 눈치 보지 않고 샤워 후 여유롭게 드라이기로 머리 말린 후 누워있는 와중,
유러피안 같이 생긴 키 크고 부리부리한 남자가 들어왔다
불이 켜져 있는 상태에 커튼도 없는 침대라 눈이 마주칠 수밖에 없었고 나는 멋쩍게 인사를 했다
그는 수줍음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당당하게 인사하고 웃으며 나보고 어느 나라에서 왔냐고 물었고 나는 한국이라고 대답했다
북쪽이랑 남쪽 중에 어디냐고 물어봐서 남쪽이라고 말했고 본인은 핵 관련 기사를 본 적 있다고 김정은만 안다고 했다
그리고 한국은 개를 먹는 나라이지 않냐고 물었다
그래서 나는 웃으며 개를 먹지 않는다고 말했다
너무 순진했던 탓일까,
지금 생각해 보면 무례한 질문이라고 느껴지는 데 그 당시엔 그저 영어로 묻는 말에 대답하기 바빴고 웃는 낯으로 물어보니 나쁜 의도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그의 탐색? 이 끝난 뒤 나도 그에게 어디에서 왔냐고 물었다
처음 듣는 나라인지라 고개 갸웃하며 생소하다는 듯 한번 더 물어봤지만 그래도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 알 수 없었다
미안한데 여행을 많이 안 다녀봐서 무슨 나라인지 잘 모르겠다고 하니 구구절절 설명해 주는 데 러시아 근처에 있는 긴 이름의 나라였다
동유럽 쪽이었던 것 같다
열심히 알려줘도 어떤 나라인지 당최 모르니 본의 아니게 맥여버린 상황이었다
말미엔 대충 아는 척하며 "아하~" 대답하고 스몰톡은 그쯤에서 마무리했던 기억이 난다
갑자기 새삼스레 생각나서는 어이없어 웃음이 픽-
여행지에서의 사소한 에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