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치료 25회가 끝났다

항암을 지나 방사선까지, 생각보다 강했던 나의 41일

by 지혜로운 기록


1월 30일.

방사선 치료를 시작한 날이었다.


그리고 3월 11일.

오늘, 방사선 치료 25회를 모두 마쳤다.


주변에서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방사선 치료는

20회까지는 할 만하지만

20회를 넘기면 몸이 더 힘들어지고

부작용도 올라오기 시작한다고.


그래서 첫 진료를 보러 갈 때

속으로 계속 바라고 있었다.


제발

20회만 하게 해 주세요.


그런데 교수님이 말씀하셨다.


“25회 하겠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턱 내려앉았다.


항암도

하지 않기를 바랐지만 결국 하게 되었고,


방사선도

하지 않기를 바랐지만 결국 하게 되었는데


거기에 25회라니.


첫날은 솔직히 많이 속상했다.


그런데 영남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예지원 교수님께서 이렇게 설명해 주셨다.


피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치료 강도를 나누고

대신 횟수를 늘려 진행하는 방법이라고.


그 설명을 듣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이상하게도

속상함보다 안심이 먼저 들었다.


아.

나를 위해 그렇게 결정하신 거구나.


그래서 마음속으로 말했다.


항암도 이겨낸 나인데

방사선 25회쯤이야.


이것도 이겨낸다.



방사선 치료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일 진행된다.


매일 병원에 가서

10분 남짓 치료를 받는다.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매일 반복되는 일정이라

쉽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이번 치료 기간에는

설 연휴도 있었고

3월 2일 대체공휴일도 있었다.


그 덕분에

피부가 잠시 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것도 참 감사한 일이었다.



처음에 내가

서울이 아니라 대구에서 치료를 받는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걱정했다.


보통은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가 치료를 받는데

왜 반대로 내려가서 치료를 받느냐고.


하지만 지금은

정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영남대병원을 선택한 건

내게 최고의 선택이었다.


서울의 큰 병원들처럼

환자가 너무 많지 않아서

기다리는 시간이 훨씬 적었고,


무엇보다

교수님과 간호사 선생님들이

정말 친절했다.


힘든 치료 과정 속에서

그 친절함은

생각보다 큰 힘이 되었다.


특히

혈액종양내과 고성애 교수님과

담당 간호사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또 하나 좋았던 점은

의료 장비였다.


어떤 병원은 아직도

몸에 선을 그어 방사선 위치를 잡는다고 들었는데,


이곳은 최신 장비로

치료가 훨씬 편하게 진행됐다.


그리고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25회의 방사선 치료를 하는 동안

큰 부작용 없이 잘 마쳤다는 사실이다.


오늘 마지막 치료를 마치고 난 상태는

오른쪽 가슴 부위가

조금 빨갛고

약간 후끈거리는 정도다.


어떤 분들은

피부가 벗겨지거나 진물이 나기도 하고

가슴이 딱딱하게 굳기도 하고,


속이 울렁거려

집에 가는 길에

택시에서 내려 토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래서 나는

늘 속으로 기도했다.


제발

나도 잘 지나가게 해 주세요.


정말 감사하게도

나는 지금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상태로

치료를 마쳤다.


괜찮다.

이 정도면 괜찮다.



내가 했던 작은 방법 하나를

적어보자면,


집에 도착하자마자

차가운 물로 가슴 부위를 씻었다.


그리고 병원에서 처방받은 크림을

아침, 점심, 저녁

세 번 듬뿍 바르고,


어머님이 방사선 피부에 좋다고

사다 주신 크림도 함께 발랐다.


물론 피부 타입마다

부작용이나 회복 속도는 다르겠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정말 도움이 됐다.



그리고

이 치료 기간 동안

가장 고마운 사람.


우리 엄마.


방사선 치료 25회 동안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늘 병원에 함께 와 주었다.


엄마 덕분에

항암도, 방사선도

끝까지 잘 이겨낼 수 있었다.


엄마

정말 고맙고 사랑해.



오늘 저녁

우리 가족은 작은 파티를 했다.


그동안의 치료 여정을 마치며

서로에게 수고했다고 말했고,


이렇게 웃으며

같이 식탁에 앉아 있는 순간이

참 감사하게 느껴졌다.


평범한 하루가

이렇게 소중한 것이라는 걸

이번에 다시 알게 되었다.



하나님 아버지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리고 지금도

나와 같은 치료의 길을 걷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꼭 말해주고 싶다.


우리는

생각보다 강하다.


오늘도

내일도

우리는 충분하다.


이 시간을 지나

더 건강하게

더 단단하게 살아가게 될 것이다.


우리

끝까지 잘 이겨내 보자.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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