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여름이 막 시작되면서 SNS를 처음 시작했다. 마침 직장 동료가 자신의 블로그를 보여주었다. 가볍고 유쾌한 내용이 집에 돌아와서도 미소 짓게 했다. 자신만의 생각과 감정을 쓰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 서툴지만 일기처럼 하루 일상을 기록했다. 하지만 남에게 보이기가 부끄러워 비공개로 두었다. 얼마 후 친구와 밥 먹던 중 우연히 블로그 얘기가 나왔고, 그날이 글쓰기의 시작점이 되었다.
블로그를 시작한 것은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처음부터 글을 쓰겠다고 마음먹지는 않았다. 다만 기록해 놓으면 사라지지 않을 테니 먼 훗날 추억으로 쏠쏠한 재미가 되어 줄 것 같았다. 일기인 듯 일상의 기록인 듯 순전히 나를 위한 기록이었다.
그러다가 가끔 들리는 동네 작은 책방에서 독후감 하나만 써서 공모해 달라는 부탁 같은 추천을 받았다. 시간 내서 쓸 만큼 열의가 없었던 까닭에 블로그에 비공개로 기록해 두었던 독후감을 복사해서 가져다주었다. 지역구에서 최우수상이라는 행운으로 어렸을 적 책을 좋아했던 기억이 되살아났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글쓰기로 이어졌다. 마음과는 다르게 생각과 감정이 조리 있게 써지지 않았다. 머리는 말하고 있는데 손으로 표현이 안 되는 기분이었다. 잘 쓰고 싶다는 생각에 다양한 책을 읽었다. 글쓰기 관련 책도 찾아 읽었다. 대개의 글쓰기 고수는 이렇게 말했다.
"글은 쉽게 쓰는 것이다."
" 잘 쓰고 못 쓰고 고민하지 말고 많이 써라."
"그냥 써!"
잘 쓰려고 하면 더욱 쓸 수 없는 게 글인 것 같다.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쓰고 싶은 내용을 쓰되 진심을 담아서 쓰면 되지 않을까. 나는 노련한 작가도 시인도 아니잖아.' 끊임없이 자신을 다독였다. '어떻게 쓸까.' 보다 '무엇을 쓸까.'를 생각하고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도 여전히 내 입맛대로 쓰는 편이라 배워야 할 게 많다.
"킬링 한 줄을 만들어라." <무기가 되는 스토리>에서 핵심 메시지에 관한 도널드 밀러의 말이다. 브랜드 전쟁에서 살아남는 마케팅 전략의 말이지만 글쓰기와도 너무나 맞아떨어지는 내용이다. 분명한 메시지 한 줄이 글쓰기의 모든 것이고, 그 한 줄이 스토리를 만났을 때 독자는 내 글을 바라봐 준다고 말했다. 논리적이고 분명한 전달력이 느껴지는 글을 쓰고 싶은데 어렵다.
하루아침에 잘 쓸 수는 없다. 많이 읽고(다독), 많이 쓰고(다작), 많이 생각하라(다상량)는 송나라 구양수의 '삼다'를 떠올린다. 글쓰기는 곧 생각하는 힘이다. 생각하기 위해서는 읽어야 하고, 읽다 보면 잘 쓰게 될 것이다. 이제 겨우 걸음마다.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다. 언젠가는 바라는 대로 창의적이면서,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표현하는 능력을 갖추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