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실을 향해가는 마음] #4 나의 라임바나나 막걸리
회사의 인력부족으로 인해, S와 K의 사수-부사수 관계는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잇따른 선배들의 퇴사로 인해 K의 업무가 바뀌게 된 것이다.
K의 새로운 담당업무 중 하나인 조직문화의 일환으로, 부서별 MVP를 선정하고, 해당자의 이름을 바탕으로 라임을 만들어 센스 있게(?) 축하하고 격려하는 이벤트가 있었다. 예를 들어 이름이 '호철'이라면 '호랑이 기운이 철철철~~'과 같은 호랑이도 피가 거꾸로 솟을, 당사자만 빼고 즐거울 가능성이 높은 재미난(?) 이벤트였다. 다만, 작문이라는 것이 잘 될 때에는 단숨에 기가 막힌 문구가 떠오르다가도, 어떤 이의 이름은 이어서 작문해야할 뒷 사람의 이름은 생각지 않고 꽉 막힌 병목현상을 만들어 내기 일쑤였다.
K는 사수-부사수 관계를 떠나 그즈음 인간적으로도 꽤나 가까워진 S에게 도움을 청했고, 평소 실없는 말장난을 좋아하던 S는 의외의 재능으로 K의 뒤에 숨어 Sl라노 작문조작단으로 활약하며 변덕스러운 인사그룹장의 승인을 이끌어내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 기간 동안 작문을 핑계로 S와 K는 부적 가까워졌고, S와 K는 퇴근 후, 휴일에도 오래도록 카톡과 통화를 하는 사이로 발전을 하게 되었다. 별 시덥잖은 이야기로도 밤새 조잘대던 두 사람은 그 동안의 공로에 대한 치하 겸 또 다른 작문 작업을 위해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회기역의 낙서 파전에서 주말 저녁을 함께 보내게 되었다.
한 병, 두 병 막걸리를 비워가며 재미난 작문을 해내기도 하고, 감정적으로 더 가까워지기도 하던 그 순간 남은 막걸리만 먹고 귀가 하자던 S는 K 몰래 바나나 막걸리를 1병 더 시켰고, 그 마지막 1병에 K는 탁자에 이마를 대고 그대로 꿈나라 직행 열차를 탔다. 조금 더 가까이 있고 싶었을 뿐인.. S는 거동이 힘들어진 K를 흔들어 깨워 편의점에서 바나나우유를 사먹였고, 택시를 타고 그녀의 집 앞까지 바래다주게 되었다.
그런데 그 때, 갑자기 K가 S의 입술을 훔치며..! 그 찰나의 순간 S와 K 사이에는 라임으로 시작해 막걸리가 틔운 라임막걸리 나무의 씨앗이 움트게 되었다.